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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안의 YTN 배석규 대행

[컴퓨터를 켜며] 민왕기 기자

민왕기 기자  2009.09.02 16: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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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왕기 기자  
 
YTN에 용역원들이 다시 등장했다. 사옥 로비에는 대여섯 명의 용역원들이 진을 치고 있다. 해직기자가 나타나면 쏜살같이 달려들어 앞을 가로막는다. 희한한 풍경이다. 검은 정장의 건장한 청년들 덕에 언론사 이미지는 간 데 없다.

사측의 한 관계자는 “배 대행은 성(城) 안에 있는 자”라고 했다. 즉 권력을 쥔 자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직기자들은 성 밖으로 쫓겨나 프랑스 문화원으로 망명(?)한 것일까.

흡사 중세의 풍경이다. 성주가 있던 시절엔 그랬다. 성주의 한마디 말이 곧 법이었다. 성주는 국왕을 따랐다. 상식이 통용되지 않던 시대, 효시(梟示)가 난무하던 시절이다.

지금 YTN은 배석규 대행의 말이 곧 법인 것 같다. 대행 선임 하루 만에 “회사 기강을 세우겠다”는 말을 시작으로 독단적 조치가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다. 대신 사규를 빌미로 상식과 합의는 무시되고 있다.

△보도국장 일방교체 △임장혁 돌발영상 PD 대기발령 △해직기자 회사출입 원천봉쇄 △기자 5명 지방발령 등 최소한 노사 협의를 거쳐야 할 사안은 모두 어떻게 처리됐나.

배 대행에 혹시 자신을 성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은 이유다. 배 대행은 구본홍 사장 이후 악화될 대로 악화된 조직 내 갈등을 추슬러야 할 책무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독단적 조치들로 오히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돌아봤으면 한다.

민심을 무시하는 사람치고 훌륭한 리더는 없다. ‘진압’을 리더십으로 오인해서는 곤란하다. 진압하는 자에 권력은 있을지언정 권위는 없다.

지난 8월 YTN 기자들 1백여 명이 앞다퉈 낸 성명은 민심이다.

“오랜 고통의 시간 끝에 이뤄진 4월 합의 정신을 묵묵히 지키며 아픔을 감수해 왔는데, 이렇게 순식간에 허물어뜨릴 수 있습니까.” “곪아터질 대로 터진 우리 내부를 추스르는가 싶던 차에 또다시 휘둘러대는 사측의 칼부림을 지켜보면서 예전보다 더한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언론사에도 최소한의 민주주의가 작동한다고 믿는다. 그걸 지적하려는 것이다. YTN은 지금 성주가 아니라 진정한 리더가 필요하다. 지금은 중세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