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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순 사장, 연임 야욕 버려라"

KBS 사원행동·PD협회, 1년 평가 성명

민왕기 기자  2009.08.28 1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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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원행동(대표 양승동)과 KBS 프로듀서협회(회장 김덕재)가 27일 이병순 사장 취임 1년을 혹평했다.

KBS사원행동은 이날 ‘사장연임 꿈도 꾸지 마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매년 영향력과 신뢰도에서 최고를 자랑하던 공영방송 KBS가 추락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지난 ‘시사인’ 조사에서 신뢰도가 크게 하락해 MBC에 1위를 내준데 이어, 이번 시사저널의 조사에서도 MBC는 고사하고 한겨레에도 5%P 뒤져 3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사원행동은 “‘미디어 포커스’ ‘생방송 시사투나잇’ 등 사회비판적 프로그램을 폐지한 이병순의 KBS는 정부비판 실종, 심층성 저하, 권력 감시 실종, 민감 사안 침묵, 연성보도 증가, 대통령 띄워주기로 ‘관영방송’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며 “최근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와 관련된 검증기사를 고의로 누락시켰고, 국영방송의 회귀라며 의심받고 있는 대통령의 라디오 주례방송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만용을 부리면서도 우리 사회의 핵심 모순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원행동은 “한때 KBS의 구성원이었던 이병순 사장에게 마지막으로 경고한다”며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KBS를 만들기 위해, 진정한 공영방송을 건설하기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 먼저 고민하라, 사장 연임이라는 헛된 야욕을 버리라”고 촉구했다.

KBS 프로듀서 협회도 같은 날 ‘얼마나 더 공영방송 KBS를 망가뜨리려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취임 초부터 기울인 적자개선을 위한 과도한 조치들은 KBS를 식물 상태로 만들었다”며 “적자는 개선돼야 함이 분명하지만 단기간에 흑자를 내려는 조급증이 KBS의 미래가치마저 좀먹고 있다”고 평했다.

또한 “지난 1년간 이병순 사장은 특유의 폭압적 리더십을 마음껏 보여왔다”며 “최근의 재판을 통해 이제는 그 불법·탈법성이 여실히 드러난 정권의 KBS 장악 폭거에 맞서 싸운 직원들을 중징계 하는가 하면 그 과정에도 파면이라는 과도한 카드를 꺼내들고 길들이기에 나섰다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민망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프로듀서협회는 “자발성과 비판정신 둘 다 죽여가며 이병순 사장이 얻으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라며 “취임 1년을 맞은 오늘, 연임을 위한 조건을 저울질하고 있는 사장의 자리에서 내려와 KBS 공채 4기 선배의 입장에서 KBS를 한번 돌아보기 바란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껏 무슨 일을 해왔는지 겸허히 성찰해 보라”고 말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사장 연임, 꿈도 꾸지 마라!
이병순 사장 취임 1년에 부쳐

KBS의 몰골이 말이 아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매년 영향력과 신뢰도에서 최고를 자랑하던 공영방송 KBS가 추락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시사인>의 조사에서 신뢰도가 크게 하락해 MBC에 1위를 내준데 이어, 이번 <시사저널>의 조사에서도 MBC는 고사하고, 한겨레에도 5%P 뒤져 3위를 기록했다. 공정∙공익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이병순 사장 1년이 안겨준 초라한 성적표다.

KBS 신뢰도의 추락은 프로그램의 신뢰도 저하와 직결된다. <미디어 포커스>, <생방송 시사투나잇>등 사회비판적 프로그램을 폐지한 이병순의 KBS는 정부비판 실종, 심층성 저하, 권력 감시 실종, 민감 사안 침묵, 연성보도 증가, 대통령 띄워주기로 ‘관영방송’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최근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와 관련된 검증기사를 고의로 누락시켰고, 국영방송의 회귀라며 의심받고 있는 대통령의 라디오 주례방송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만용을 부리면서도 우리 사회의 핵심 모순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공영방송 KBS의 추락을 애써 외면하는 이병순 체제의 유일한 자랑은 흑자경영! 이병순 체제는 올 상반기 세전이익 338억원, 사업이익 45억원이라며 경영 성과를 자랑하고 있다. 전반적인 광고시장 침체로 상업방송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KBS가 흑자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면은 방송 제작비 절감으로 인한 프로그램 질 저하와 제작의욕의 희생이 도사리고 있다. 매월 <수지동향 보고회의>에서는 예산이 초과 집행된 실국은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불호령이 떨어지고 있다. 시간외수당을 비롯한 절감된 예산배정액은 해당 실국장의 목숨선이 되어 연일 부서원의 목을 조르고 있다. 프로그램은 어찌됐든 허울 좋은 흑자만 내면 된다는 해괴망측한 경영이 자랑거리인가? 올해만 그렇다고 한다. 사장 연임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구성원의 허리띠를 인정사정없이 졸라매고 프로그램과 시청자서비스를 담보로, 마른 수건을 쥐어 짜 마련한 흑자다. 그것도 지역국 청사 여러 곳을 매각한 금액이 포함되어 있다.

이병순 체제의 인사와 조직운영 행태를 보면 왜 우리가 KBS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지 더욱 자명해진다. 공영방송의 철학조차 갖고 있지 못한 자들이 조직의 상층부를 점하고 있고, 오직 권력의 향배에 따라 움직이는 한 줌의 무리들이 KBS의 추락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사장과 인연을 같이 했다는 이유만으로 능력을 불문하고 요직에 발탁되는 이른바 ‘옷깃 인사’와 권력실세가 내리꽂는 정치권 줄대기 인사 가 횡행하고 있고, 오직 사장을 향한 충성심만이 간부들의 능력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비판에는 징계통치, 보복인사로 아래로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소통 불능, 상층부의 의지만을 강요하는 일방주의로 인해 현장으로부터의 요구는 철저히 막혀 버렸고, 샘솟던 일선의 제작 의지는 애써 외면당하고 있다. 이런 처참한 현실에 맞서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하고 지향점을 제시해야 할 노동조합은 언제부터인가 좌시하지 않겠다는 성명서 뒤에 숨어버린 지 오래다.

이병순 체제가 연임을 위해 내건 마지막 카드는 ‘수신료 현실화’다. 수신료 현실화는 KBS 구성원 모두에게 몹시 절박하고도 시급한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에게 더더욱 절박한 것은 공익성의 위기이다. 공영방송이 공익성과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수신료 현실화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일부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나서서 수신료 현실화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수신료 현실화는 공영방송의 재원 마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상업방송 시장의 활성화 즉, KBS 광고를 빼가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시청자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수신료 현실화는 결국 KBS에게 커다란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광고 재원의 축소와 수신료 거부는 KBS를 한 순간에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뜨릴 것이다.

한 때 KBS의 구성원이었던 이병순 사장에게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KBS를 만들기 위해, 진정한 공영방송을 건설하기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하라. 사장 연임이라는 헛된 야욕을 버려라!

2009. 8. 27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얼마나 더 공영방송 KBS를 망가뜨리려는가?
이병순 사장 취임 1년에 부쳐

1년 전 오늘, 이병순 사장이 청경들의 호위 속에 KBS에 입성했다. 반대하는 KBS인들의 목소리를 피해 셔터로 스스로를 가둔 채 취임식을 가졌었다. 취임 일성으로 그는 스스로 공채 4기임을 자부하면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립하는 것을 꼽았다.

그러나 그가 맨 먼저 한 일은 정치적 개편이었다. ‘미디어 포커스’와 ‘시사투나잇’ 같은, 권력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폐지한 것이다. 그것은 정권의 눈치 살피기를 넘어 정권에 아부하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도 시작에 불과했다. MC와 출연자까지도 뚜렷한 근거 없이 마구 잘라내고 교체하더니, 이후로 KBS에서는 더 이상 권력에 비판적이거나 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방송을 찾기 어렵게 되었다. 급기야 노무현 대통령 서거정국에서는 국민들로부터 직접 지탄과 야유를 받거나 취재거부를 당하는 수모를 겪는 데까지 이르고 말았다. 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굳건하던 신뢰도는 13%p이상 떨어졌다.

취임 초부터 기울인 적자개선을 위한 과도한 조치들은 KBS를 식물 상태로 만들었다. 적자는 개선되어야 함에 분명하지만, 단기간에 흑자를 내려는 조급증이 KBS의 미래가치마저 좀먹고 있다. 20%가 넘는 제작비 삭감으로 프로그램은 활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제작 중이던 기획물은 중단되었고, 중장기계획에 따라 추진 중이던 NPS 확장계획마저 중단시키고 말았다. 공채 4기 이병순 사장에게 KBS의 미래는 어떤 의미인가? 저당 잡혀서라도 본인의 연임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언제든지 포기할 수 있는 것인가?

지난 1년간 이병순 사장은 특유의 폭압적 리더십을 마음껏 보여 왔다. 상대가 답변을 못할 때까지 다그쳐 몰아세우는 그만의 방법으로 임원들부터 군기를 잡더니, 전체 조직이 이심(李心)을 읽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독재의 시대에나 있었던 조직문화를 복구해냈다. 게이트키핑을 이유로 수직으로 길게 늘여 세운 조직표에 갇힌 중간 간부들은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결재문의 토씨나 고치고 있다. KBS의 모든 사소한 결정까지도 사장이 직접 하고야마는 전대미문의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이제 KBS에서 자율과 창의는 먼 과거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사장 1인이 모든 걸 판단하고 결정하고, 중간 간부는 전달하고, 직원들은 그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 조직은 생명력을 상실해가고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혼자서 모든 걸 결정하는 사장의 아이큐가 얼마나 될까하는 것이다. 그의 아이큐만큼만 KBS는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머리가 직원들의 집단적 지혜보다 우수할 수는 없다. 경영학의 기본이다.

폭압적 리더십은 일련의 징계에서 더욱 여실히 드러났다. 최근의 재판을 통해 이제는 그 불법·탈법성이 여실히 드러난 정권의 KBS 장악 폭거에 맞서 싸운 직원들을 중징계 하는가 하면, 그 과정에서도 파면이라는 과도한 카드를 꺼내들고 길들이기에 나섰다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민망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인터넷에 무기명으로 올린 글을 문제 삼아 중징계를 내리고, 본부장들에 대한 신임투표를 했다는 이유로 PD와 기자들을 징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기도 하다.

21세기 조직의 생명은 자발성이다. 시대를 초월해 언론의 생명은 날선 비판정신이다. 날선 비판정신으로 무장한 조직원들이 자발성에 근거해 움직일 때 방송은 살아나고 국민들의 신뢰도 살아난다.

자발성과 비판정신 둘 다 죽여 가며 이병순 사장이 얻으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취임 1년을 맞은 오늘, 연임을 위한 조건을 저울질하고 있는 사장의 자리에서 내려와 KBS 공채4기 선배의 입장에서 KBS를 한번 돌아보기 바란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껏 무슨 일을 해왔는지 겸허히 성찰해보라.

2009. 8. 27.
KBS프로듀서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