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MBC 사장은 26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가 제기한 여러 문제점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이른 시간 안에 타개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대책이 미흡하면 (방문진이) 재신임을 물어달라”고 말했다.
엄 사장은 이날 TV제작본부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방문진 임시이사회에 출석해 이 같이 말했다고 차기환 방문진 이사가 전했다.
차 이사에 따르면 엄 사장은 “MBC 일부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미흡하다는 방문진 이사들의 지적을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MBC 단체협약 상 경영권·편집권 침해 조항에 문제의 소지가 있고, 경영성과도 미흡하다는 걸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상모 이사는 “엄 사장의 발언은 모든 문제점을 수용해서 시청률 1위, 신뢰도 1위의 방송을 만들어 나가는데 노력하겠다는 것을 강조한 말로, ‘재신임’에 방점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은 “업무보고를 받은 결과 MBC에 총체적 문제점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1~2개를 수술해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이번에 제기된 문제점에 대한 대처 방안은 방문진 이사들과 깊이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방문진 이사회는 TV제작본부 등의 업무보고에서 ‘PD수첩’과 ‘100분토론’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방문진 이사들은 “PD수첩 ‘광우병’ 방송이 나간 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을 때 MBC 이사회가 자체 진상 조사를 위한 이사회도 개최하지 않는 등 시정 노력을 게을리했다”고 말했다.
또 “MBC 심의평가부 등에서 2번 조사했다고 하는데 조사 방법이나 팀원이 불분명하고 테이프나 속기록 등을 보지 않는 등 확인절차도 없었다”며 “책임질 수 있는 회사의 공식적 논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 이사는 “PD수첩의 최근 5년간 제목을 보면 전체 70여개 가운데 20여개가 미국을 비판하는 제목으로 반미적 성향이 짙었다"며 "북한 관련 제목도 11개나 되는데 북한 인권이나 성군정치 등을 비판하는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시청자 의견을 소개하며 인터넷 게시글과 다르게 편집한 ‘100분 토론’과 관련해, 한 이사는 “문장을 다듬은 작가는 해고하고 ‘의견을 취합하라’고 지시한 비정규직 PD는 그대로 두고, 담당 부장도 근신 7일의 제재에 그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