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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 모두 참여정부 때 임명 "정부 눈치 안볼 듯"

헌재, 미디어법 어떤 결정 내릴까

장우성 기자  2009.08.26 14: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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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법재판소가 방송법 권한쟁의심판 사건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상대로 낸 헌법소원에서 결정문을 읽고 있는 이강국 헌재 소장.(뉴시스)  
 
권한쟁의심판 10월말 결정 전망


여야와 시민사회의 눈은 헌법재판소를 바라보고 있다. 헌재는 과연 미디어법 권한쟁의심판과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언론계에서는 헌재가 9월 중순 공개변론을 시작해 미디어법이 발효되는 11월1일 직전인 10월29일 정기 선고일에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헌재가 내릴 수 있는 결정은 세 가지다. 우선 야당의 주장대로 대리투표·사전투표 등 투표가 적법하지 못했다고 본다면 이를 인용, 법 통과를 무효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의사 진행 원칙이 규칙보다 낮은 국회 규정에 근거하고 있어 국회가 재투표의 적법성을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는 기각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한나라당이 “민주당은 투표를 방해한 가해자이므로 권한쟁의 신청 자격이 없다”고 한 주장대로 된다면 각하 결정이 나온다. 인용 정족수는 재판관 7명 이상 출석에 반수 이상이다.

헌재의 결정 방향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헌재가 야당의 신청을 인용할 것이라는 관측은 대리투표·사전투표의 물증이 확실하다는 주장에 근거한다. 민주당 법무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종률 의원은 “불법 재투표, 대리투표, 사전투표, 묻지마 투표 등 총체적 부정·부실 투표라는 입증 자료가 충분하다”며 “법리적으로 좋은 결론이 나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헌재 재판관 모두가 참여정부 시절 임명돼 현 정부여당의 눈치를 크게 볼 필요가 없다는 점도 제기된다. 재판관들의 이력을 보면 이강국 소장은 2007년 취임 일성으로 “사회적 통합을 위해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 더 열의를 갖겠다”고 밝혔다. 대법관 시절을 비롯해 판결에서는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을 받아 임명 당시 참여연대는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그러나 2004년 대법관 시절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법원 판결 때 “양심의 자유가 국방의 의무에 앞선다”는 소수 의견을 내기도 했다.



   
 
   
 
김희옥 재판관은 참여정부 때 법무부 차관을 지냈으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재판관이 됐다. 송두환 재판관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출신이다. 김종대 재판관은 노 전 대통령의 사법고시 17회 동기생으로 그와 동기생 내 모임인 ‘8인회’ 멤버였다. 조대현 재판관은 옛 열린우리당 추천으로 헌재에 들어왔다. 이공현 재판관은 열린우리당이 2006년 전효숙 전 재판관이 여야 대립으로 낙마한 뒤 소장 후보로 검토하기도 한 인물이다. 그 외 이동흡 재판관은 한나라당 추천으로, 목영준 재판관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합의로 추천을 받아 입성했다. 민형기 재판관은 이용훈 대법원장이 지명했다.

또한 법 자체를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표결 절차의 하자를 지적하는 것이므로, 인용하더라도 헌재에 큰 부담은 아닐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방송법 통과가 무효화되면 정부·여당에 줄 타격이 크기 때문에 정치·사회적 파급력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헌재로서는 쉽게 인용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헌재가 야당의 손을 들어주면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책임 공방이 가열돼 계파 간 갈등에 기름을 붓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도실용주의와 서민 행보 등으로 국면을 전환하려는 이명박 정부에 조기 레임덕이라는 치명상을 입힐 가능성도 있다. 비슷한 시기에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예정돼 있어 결과에 따라 큰 파장이 불가피하다.

헌재가 최근 들어 정치적으로 첨예한 사안에 ‘진보적’ 결정을 낸 적이 없다고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쇠고기 수입 고시에 합헌, 종합부동산세에 일부 위헌 결정을 내린 것도 한 예다.

한나라당 변호인단 소속인 이헌 변호사는 “국회 내 표결과정의 문제는 3권 분립 원칙에 따라 국회 자율권을 존중한다는 헌재 판례가 있다”며 “표결 과정에서 불상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과반수 의사에 의해 통과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결국 헌재는 미디어법에 대한 사회 여론에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사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법리적 논리에 충실한 대법원에 비해 헌재는 정치적 맥락이나 사회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회적 여론이 결정에 가장 주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