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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23일 전남 함평군 나비곤충생태박물관을 방문해 나비를 날리며 즐거워하던 고 김대중 대통령의 모습.(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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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대 대통령 김대중, 그가 갔다. 수천의 평화의 나비가 되어 가을 하늘처럼 맑고 푸르렀던 8월의 창공 속에 물들었다.
북한군에 의한 즉결처형 위기, 30대 의원으로 당선 사흘 뒤 벌어진 군사 쿠데타, 반려자와의 사별과 가난, 납치와 암살 위협, 투옥과 사형선고 그리고 망명, 3전4기 끝의 대통령 당선, IMF 사태 극복, 사력을 다해 “아버지”를 부르는 가여운 아들의 고통스러운 몸짓까지, 인간의 삶이란 때로는 이렇게 파란만장한 한편의 드라마일 수 있었다.
그 드라마의 한 쪽에는 언제나 언론이 있었다. 언론은 그의 동지요, 적이기도 했다. 천국으로 인도하는 안내자요, 지옥으로 떨어뜨리는 사자(使者)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두 손 모아 외친 “화해와 용서”라는 마지막 화두는 한국 언론이라는 거대한 산맥을 타고 깊고 멀리 흐르는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도 그의 영정 앞에 하얀 국화를 바쳤다.
미로 같은 이념의 갈래에서 잠시 벗어나 애도의 광장에서 언론은 만났다. 그를 “조국을 국난 극복과 남북화해로 이끈 지도자”로 불렀다.
그러나 21세기 대한민국이라는 나룻배를 힘겹게 저어가는 언론인들은 그를 더욱 어렵사리 떠나보낸다. 그가 남긴 말은 결코 역사의 마침표가 될 수 없기에 더욱 그렇다. 고인의 마지막 연설이 된 지난 6·15 남북정상회담 9주년 연설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입니다.”
김대중 이후 한국 언론은 이에 어떻게 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