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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의 정치적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남북 교류·협력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남북 양측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사진은 2006년 11월29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언론인토론회 모습.(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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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남북 언론인 1백72명이 금강산에서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1945년 10월 서울에서 전조선기자대회가 열린 이후 61년 만에 이뤄진 남북 언론인 간 만남이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후 남북 언론인 교류는 꽉 막혀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 사이에 비료 등 인도적 지원은 물론이고 각종 민간교류마저 사실상 중단되면서다. 2005년 이후 매년 2~3차례 대표자회의 등 남북 언론인 만남이 있었지만 올해는 7월 말 중국 선양에서 열린 실무접촉이 유일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 현대그룹과 조선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가 금강산 관광 재개와 올 추석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등 5개항의 교류사업에 합의하면서 남북관계에 변화조짐이 보이고 있다. 정부는 “당국 간 후속 합의가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으나 이번 합의가 경색된 남북관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언론교류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2005년 남북언론분과 결성남북 언론교류가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2005년 3월 6·15공동위원회가 결성된 이후 그해 4월 6·15북측위원회가 언론분과위(북측언론분과)를 구성한 데 호응해 남측이 6월 6·15남측위원회 언론본부(남측언론본부)를 결성하면서부터다. 남측언론본부는 기자협회, PD연합회, 언론노조, 한국언론재단 등 5개 주요 언론단체가 ‘남북언론교류협력위원회’를 재결성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남북언론교류협력위원회는 2000년 8월 남측 언론사 사장단 방북 시 남북 간 언론교류의 남측 공식 창구로 합의했던 기구였지만 활동이 중단됐다.
남측언론본부는 결성식에 이어 곧바로 평양에서 열린 6·15 5주년을 기념하는 통일대축전(2005년 6월14~17일)에 대표단을 파견해 북측언론분과 대표들과 만남을 가졌다. 그해 8월16일 서울에서 열린 남북언론분과 상봉모임이 있었다. 2006년 6월 광주 6·15평화대축전에서 남북, 해외언론인 대표 공동으로 ‘인터넷 차단을 즉각 해제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중국 선양과 금강산에서 여러 차례의 상봉모임과 실무접촉이 열렸다.
이처럼 꿈틀대던 남북 언론인 교류는 2006년 11월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언론인통일토론회’에서 활짝 꽃을 피웠다. 남북 언론인 1백72명은 분단 61년 만에 한 자리에 모여 토론회를 개최한 뒤 6·15공동선언실천, 민족분열적인 보도 배격 등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2007년 5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대표단들의 평양 방문이 있었으며, 특히 11월 평양 방문에서 남측언론본부 정일용 상임대표와 북측언론분과 최칠남 위원장은 2007 남북정상선언을 지지하고 확산시키는 데 노력한다는 등 5개항의 합의서를 발표했다. 2008년에는 5월 금강산에서, 10월에는 평양에서 각각 ‘남북언론인대표자’를 개최해 기사교류 등 남북 사이의 다양한 교류와 연대활동을 벌여나가기로 합의했다.
남측언론본부, 연내 대표자모임 추진올 들어 남북 언론교류는 주춤한 형국이다. 북측의 제안으로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중국 선양에서 열린 남북 언론본부 간 실무회담이 유일한 교류였다. 실무회담에 참석한 이준희 남측언론본부 공동대표(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는 “1년 기한의 북한주민 접촉신고가 유효해 실무접촉이 어렵게 성사됐다”면서 “이번 접촉에서 양측은 남북 언론인 대표자회의를 연내에 개최하는데 합의했고, 내년에 6·15 10주년 보도사진전시회, 경술국치 1백주년 사진전시회 등을 공동 개최하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남측 언론본부는 조만간 모임을 갖고 실무회담 이행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남북 양측이 실무접촉에서 합의한 대로 연내에 대표자회의 등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평양 방문 등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가 ‘북핵 우선해결 원칙’의 대북 기조를 고수하면서 교류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다.
당장 통일부는 남측언론본부가 요구한 ‘북한주민접촉’ 유효기간 연장신청을 거부했다. 통일부는 최근 남측언론본부의 북한주민접촉 유효기간 연장 신청과 관련해 “귀 단체의 활동 등이 현 남북관계 상황,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공공복리를 저해할 우려가 있어 수리를 거부함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남측언론본부는 지난해 승인된 북한주민접촉 유효기간이 지난 7월30일로 끝남에 따라 지난달 29일 1년 연장 신청을 냈었다.
북한주민접촉연장 거부…교류 적신호언론 교류 등 각 분야별 교류는 남북 정부당국의 관계 개선 정도에 따라 극심한 편력을 보여왔다. 남북 간 훈풍이 불 때는 경제·문화·스포츠 교류 등이 활발하게 진행된 반면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졌을 땐 만남 자체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남북 언론인 교류가 주춤한 것도 지난해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 사망사건 이후 1년6개월 넘게 막혀 있는 남북관계에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다. 궁극적으로 남북의 정치적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남북 언론교류가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남북 양측의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방북으로 북미 관계개선의 큰 물꼬가 트인 만큼 우리 정부도 현재의 대북정책 기조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이게 됐다”며 “정부가 먼저 전향적 자세를 취해 북한과의 신뢰회복에 나서면 언론교류 등 민간차원의 교류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언론교류 주요 일지>
2000.8 남측 언론사 사장단 56명 방북, ‘남북언론기관 공동합의문’ 발표
2000.10 남북 신문교환(판문점)
2001.4 남측 기자단 ‘남북노동자 5·1절 통일대회’ 동행취재(금강산)
2001.8 한국기자협회, 조선기자동맹과 실무자 대표회의(평양)
2002.6 남북기자 교류 논의(금강산)
2002.12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사와 기사수신 계약 체결
2003.8 남측 언론인 대표단 방북
2005.4 6·15북측위 언론분과위원회 결성
2005.6 6·15남측위 언론본부 발족, 남측언론본부 대표단 평양 방문
2005.7 남북 언론분과 실무접촉(개성)
2005.8 남북 언론분과 상봉모임(서울)
2006.2 남북 언론분과 실무접촉(개성)
2006.6 남북 언론분과 상봉 ‘남북해외 공동성명’ 발표(광주)
2006.8 남북언론인토론회 준비 1차 실무접촉(중국 선양)
2006.10 남북언론인토론회 준비 2차 실무접촉(금강산)
2006.11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언론인토론회 개최(금강산)
2007.5 남측언론본부 대표단 평양 방문
2007.11 평양 남북 언론인 모임
2007.12 남측언론본부 기관지 ‘통일언론’ 개통
2008.6 남북 언론분과 대표단 간담회(금강산)
2008.10 남북 언론인대표자 회의(평양)
2009.7 남북 언론분과 실무접촉(중국 선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