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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보도국 민주주의 말살됐다"

배석규 대행, 연일 점령군식 행보
노조·평기자·사원 반발기류 확산

민왕기 기자  2009.08.19 1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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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석규 사장 대행(당시 전무)가 지난 3월20일 서울 N타워(남산타워)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김 백 보도국장(당시 경영기획실장)과 귓속말을 하고 있다.  
 
YTN 배석규 대표이사 대행이 △보도국장 일방 교체 △돌발영상 임장혁 기자 대기발령 등 연일 ‘점령군 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노동조합은 물론 기자협회 등 평기자들을 중심으로 한 반발기류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공채 기수들의 성명이 쏟아지는 한편,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의 항의방문 등 대내외적인 관심도 집중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사측이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YTN이 다시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배 대표 일방적 행보
배 대행은 지난 4일 긴급이사회에서 대표이사 대행으로 선임됐다. 구본홍 전 사장이 사임한지 하루 뒤였다. 이후 배 대행의 행보는 ‘YTN 장악’ 시나리오를 짜놓기라도 한 듯 숨 가쁘게 진행됐다. 배 대행은 업무 첫날인 5일 오전 보도국장을 포함한 실·국장들에게 보직사퇴서를 요구하는 한편 10일 최측근으로 불리는 김 백 경영기획실장을 보도국장에 ‘임명’했다. 11일에는 팀장급 인사를 내고 앵커 5명을 교체, 간부급 3명으로 대체했다. 17일에는 지방선거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일부 기자들의 지방발령을 계획하고 있다. 모두 2주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노사 간의 단체협약, 공정방송협약 등을 무시한 일방행보인 탓에 속전속결이었다. 하지만 절차적 정당성은 철저히 외면했다는 게 기자들의 비판이다.

사측 “생존이 우선”
사측은 이에 ‘생존이 최우선’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타 회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미디어 정국에서 “자칫하면 다 죽는다”, “지난 1년간 아무 준비도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배 대행은 업무를 시작하며 “회사의 이익과 생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내외부적인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사측은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본보의 질문에도 “법적으로 하자가 없을 뿐더러 그럴 만한 시간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노사 분쟁으로 데스크들의 권한이 약화돼 게이트키핑이 되지 않는다”며 “방송이 노조의 투쟁에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기강 세우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17일 “배 대표는 노조가 어떤 공격을 하더라도 한걸음도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배 대행, 보도국 장악
하지만 배 대행의 행보는 직원들 사이에서 ‘무리수’를 넘어 ‘폭거’로 평가받고 있다. 점령군 식 행보에 친위 쿠데타라는 공분이다. 보도국장 일방교체가 대표적이다. 지난 2003년부터 6년간 유지돼 오던 ‘보도국장 3배수 추천제’는 효력이 다했다는 유권해석을 통해서다. 새 보도국장에 관한 한 측근 논란·자질 논란도 시끄럽다. 하지만 비판도 반발도 소용없었다. YTN의 한 기자는 이와 관련해 “한마디로 보도국을 장악하려는 것 아니겠냐”며 “YTN 보도 방향이 1인 독재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비판적 기자 솎아내기’도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배 대행은 돌발영상 제작자인 임장혁 기자를 대기발령하고, 최근 쌍용차 사태와 관련해 경찰에 비판적 코멘트를 한 앵커 등 젊은 앵커 5명을 사실상 경질, 이 자리를 간부급으로 채웠다. YTN의 또다른 기자는 “돌발영상 등 비판적인 보도가 용납되지 않는 분위기”라며 “보도국내 민주주의는 말살되고 강압과 폭압, 겁주기가 횡횡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노하는 기자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기자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노조 외에도 기자협회·공채 기수들은 잇달아 성명을 발표하며 배 대행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향후 배 대행이 △보도국장 교체 △임장혁 기자 대기발령 등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다시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YTN 노조는 12·13일 배 대행 불신임 투표를 진행했으며 기자협회 지회의 요청으로 개표를 일단 유보했다. 대신 기자협회는 17일 회사에 보도국장 교체 철회 등 결자해지를 요구했으며 19일 오후 6시까지 답변해 달라고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