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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악법 폐기' 유쾌한 시위

야당・시민단체 동시다발 1인시위, 퍼포먼스 벌여

장우성 기자  2009.08.08 21: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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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얼굴로 페이스페인팅을 한 이근행 MBC노조 위원장이 청계광장 입구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근행 위원장은 "페이스페인팅을 하니 사람들이 못 알아본다"며 웃었다.  
 
야당과 시민단체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언론악법 폐기’를 위한 동시다발 1인 시위와 퍼포먼스를 벌여 주말 시내를 찾은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야4당과 미디어행동, 언론노조 등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언론악법 원천무효 언론장악 저지 100일 행동’ 소속 인사 및 시민 3백여명은 8일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 주변에서 ‘언론악법 폐기’를 주장하는 동시다발 1인 시위와 '아트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2명씩 짝을 지어 광화문광장, 청계광장, 시청 앞 광장, 세종문화회관 앞 등에서 피켓을 들고 한나라당이 통과시킨 미디어법의 폐기를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일부 시민들은 손에는 풍선을 들고 고양이 얼굴의 페이스페인팅을 한 채 시위에 임해 주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 광화문광장에서 1인 시위를 한 추미애 민주당 의원 주변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줄지어 기다리며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날 시위에는 김재윤 이미경 추미애 천정배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과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등 야당 인사를 비롯해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이근행 MBC노조 위원장 등 언론노조 소속 간부들, 네티즌들이 참여했다.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청계광장 쪽으로 향하는 도로를 봉쇄한 경찰은 참여자들을 에워싸고 피켓을 가리며 시위를 막으려 했으나 오히려 지나가던 시민들에게 "오항의를 받는 등 진땀을 흘렸다.


1시간 반 가량 시위를 벌인 야당 의원과 시민들은 프레스센터 앞에서 정리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추미애 의원은 “권력이 총구에서 나온다는 말은 옛말이다. 이제 권력은 정보에서 나온다”며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조・중・동을 통해 방송을 장악하고 독재적 권력을 연장시키려한다”고 주장했다.




   
 
  ▲ 이순신 동상을 배경으로 1인시위에 나선 천정배 민주당 의원이 활짝 웃고 있다. 천 의원은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휴식을 취하시면서 미디어법의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은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심각한 문제를 갖고 시위를 벌였지만 이런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와 시민들의 열렬한 호응 덕분에 기분이 좋고 유쾌하다”며 “자유는 천부인권이며 정권이 이를 아무리 압살하려 해도 우리 국민들이 있는 한 부질없는 짓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경찰이 이런 평화적 시위를 막는 것은 국가권력의 심각한 남용이며 범죄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시위를 마치고 동아일보 앞을 지나면서 만감이 교차했다는 이미경 의원은 “30년 전 대학생 시절 동아사태 때 광고 탄압 항의운동을 벌였는데 지금의 모습을 보니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우리의 새로운 시위 방식에 경찰의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며 “상상가능한 모든 방법을 짜내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정리집회를 마친 뒤 시민 40여명은 광화문 광장에서 지휘자가 호루라기를 불자 검은 띠로 입과 눈을 막고 광장에 동시에 드러눕는 ‘플래시몹’을 벌이기도 했다. 이를 준비한 ‘100일 행동’ 측은 “검은 띠로 눈과 귀를 막는 행동은 미디어법이 국민의 알권리를 가로막는다는 점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플래시몹이란 미리 약속한 군중이 순식간에 모여 자신들의 주장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행동을 한 뒤 동시에 흩어지는 시위 방법을 말한다.




   
 
  ▲ 시민 40여명이 광화문광장에서 '플래시몹'을 벌이고 있다. 지휘자가 호루라기를 불자 검은 띠로 입과 눈을 가린 시민들은 일제히 드러누웠다. 한 시민은 "깨어나라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