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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변호사 칼럼 유감

한국기자협회  2009.08.05 15: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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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기숙 청와대 전 홍보수석  
 
금태섭 님의 “‘생계형 범죄’와 ‘조그만 교외’”제하의 칼럼을 잘 읽었다. 전·현직 공직자는 언행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깊이 공감하며, 필자는 일절 인터뷰를 삼가고 근신 중임을 밝힌다.

그러나 이 칼럼이 ‘언론 다시 보기’ 코너에 게재되기에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첫째, 비교의 부적절함이다. 박은경, 천성관 내정자는 단지 발언이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위법적 행위가 건전한 시민이 되기에도 부적합했기에 공직에서 물러난 것이다. 박봉의 공무원이 호화 호텔 결혼식을 한 것이 단지 개인의 선택 문제일까. 오해를 살 만한 발언과 위법적 행위에 대한 양비론적 접근은 수구언론이 문제의 본질을 흐리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수법이다.

둘째, 악의적으로 왜곡된 인터뷰를 기정사실화한 칼럼은 ‘언론 비평’으로는 부적합하다. 이는 마치 자기 집 문을 제대로 열지 못한 하버드대 게이츠 교수가 그를 무리하게 체포한 경찰에게 빌미를 주었으니 모든 잘못은 교수에게 있다는 주장이나 다를 바 없다. 심지어는 남의 물건을 훔친 사람이나, 게이츠 교수나 경찰의 체포를 불러왔다는 점에서 똑같다고 비난하는 것과 같다.

셋째, 이 칼럼은 언론환경에 대한 이해를 결여하고 있다. 만약 같은 상황에서 필자가 다시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생계형’ 용어를 쓰지 않을 수 있을까? 백만달러를 백억원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노전대통령은 도덕적 책임 밖에 없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상징적인 비유를 사용했지만, 무죄추정의 원칙을 무시하고 그 용어를 노대통령에게 직접 갖다 붙이는 왜곡을 예상치 못한 것은 필자의 불찰이다. 하지만 필자가 옳은 말을 옳게 하면 수구언론은 기사화한 적이 없다. 그나마 필자가 파란을 일으키면서 침묵하고 있던 정치인들이 정치보복 발언을 이어갔고 반대 여론이 조성되었다. 오죽하면 전임대통령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겠는가.

수구언론의 왜곡 수법은 날로 진화한다. <조선닷컴>은 인터뷰 내용을 전하는 기사 대신 필자를 비난하는 댓글을 대문에 올려놓았다. 소위 ‘치고 빠지기식’ 편집이다. <조선일보>는 “조기숙, 盧 前대통령 언급하며 ‘생계형 범죄’”라는 제하의 기사에 필자의 인터뷰 내용은 없고 노무현 사람들의 근황을 전하는 재탕기사로 채웠다. 그나마 ‘노대통령이 무혐의’라는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자신을 미끼로 던졌는데 조선일보는 떡밥만 물고 바늘은 피해간 것이다.

“한 대 맞고 두 대 때리면 남는 겁니다.” 노 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하셨던 말이다. 모든 언론이 등을 돌린 상황에서 우리가 국민과 소통하는 유일한 방법이 자해를 통해 언론의 관심을 사는 것이었다.

그러나 척박한 언론환경에 대한 이해를 구하지도, 미디어법의 날치기 통과를 앞둔 시점에 잊고 싶은 비극과 관련된 발언을 되살리는 것이 그렇게 중요했냐고 묻지도 않겠다. 온몸을 던져 지키고 싶었던 분을 잃고 극심한 상실감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을 확인사살할 만큼 우리 인심이 그렇게 몰인정하고 비인간적인지 묻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