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MBC와 민영방송들은 향후 도입이 불가피할 민영미디어렙과 종합편성채널의 탄생을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방송들에는 신문의 방송진출 등 당장의 미디어법 논란보다는 생존과 직결된 광고 문제에 신경이 더 날카롭다.
미디어법 다음 수순인 민영미디어렙이 시행될 경우 줄도산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지역방송들을 옥죌 것이란 우려다.
지역민방과 지역MBC들은 민영미디어렙이 어떤 형식으로든 도입되면 30~40% 안팎의 광고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민방의 경우 통상 광고매출은 △전파료 50% △코바코 지역연계 판매 40% △지역영업 10% 정도의 비율로 돼 있다. 지역MBC도 이와 비슷하지만 총량이 민방보다는 적다.
문제는 코바코가 해체되고 민영미디어렙이 도입되면 더 이상 지역연계 판매를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광고매출의 40%가 고스란히 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전방송의 한 간부는 “지금도 많은 지역민방들이 적자에 허덕이는 형편”이라며 “미디어렙이 시행되면 비용절감 차원의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그래도 살아남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원민방의 고위간부도 “지상파 3사를 제외한 지역민방, 종교방송 등은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라며 “득 될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지역방송사들로선 미디어환경의 변화에 따라 디지털 전환 등 각종 투자에 나서야 할 시점이지만 악재가 겹쳐 혹독한 재정난에 시달릴 가능성도 크다.
종합편성채널의 진입도 악재 중의 악재다. 사실상 지상파에 버금갈 것이라 예상되는 종편이 광고경쟁에 뛰어들면 지역방송들이 자력으로 회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 연출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광고 총량은 일부 늘어나겠지만 지역으로 돌아올 광고는 미미할 수밖에 없어서다.
이동민 지역MBC정책연합 콘텐츠팀장은 “한선교안 민영미디어렙이 발효되고 종편이 등장하면 폐업 신고하는 지역방송이 속출할 것”이라며 “사실상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았지만 방어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역수주 광고가 전체 광고매출의 10%에 불과할 정도로 중앙광고 의존도가 높은 것도 개선이 불가능한 문제다.
대구방송의 한 관계자는 “지역에 무슨 큰 기업이 있어서 광고를 수주하겠느냐”며 “서울에서 직접 영업을 할 수도 없는 형편이고, 한다고 해도 소득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역방송 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전파료 인상, 지역연계 판매 유지 등을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민영미디어렙을 도입하더라도 ‘지역방송용 공영 미디어렙’을 두거나, 지역·종교방송 등 취약 방송에 광고를 할당하는 제도를 법제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