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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들, 미디어법에 '분노의 사설'

"의회민주주의 사망··· 5공언론통폐합과 같아"
부산·국제·광주·경인·경남도민 등 일제히 비난

민왕기 기자  2009.07.29 16: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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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들이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사설에서 미디어법 통과로 인한 지역신문의 고사를 우려하는 동시에 대리투표 등 날치기 논란을 일으킨 한나라당의 자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막장드라마” “의회민주주의 사망선고” 등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신문 “5공 언론통폐합과 뭐가 다른가”

국제신문은 23일자 사설 ‘‘미디어법 파동’ 헌재의 조속한 결정이 필요하다’에서 “비정규직법 등 화급한 민생 관련 법안은 제쳐두고 하필 말썽 많은 미디어법을 밀어붙여 이 난리를 만든 건 여당의 책임이 적다할 수 없다”며 “야 3당이 헌법재판소에 권한 쟁의 심판 청구와 함께 방송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국회가 오죽 못났으면 공을 헌재로 넘기는가”라고 비판했다.

박희봉 수석논설위원은 26일 칼럼 ‘미디어법, 그 억지논리’에서 “최근에 벌어진 미디어법 파동은 이 정부의 성격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며 “‘언론 없는 세상’ 그것은 권력자들의 못 다한 꿈”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결국 재벌신문만 살아남는다면, 그 뒤는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마치 일본의 자민당이 5개의 거대신문에 방송시장을 안겨줘 55년간 독주한 것을 연상시키는 모양새”라고 질타했다.

부산일보 “대리투표 명백한 부정행위”

부산일보는 24일자 사설 ‘뒷말 많고 후유증 커지는 미디어법 일방처리’에서 대리투표 문제를 부각시켰다. “한나라당 박상은 의원이 민주당 강봉균 의원의 투표를 대신하다 적발됐다. 이윤성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기고 본회의장에 나타나지도 않은 김형오 의장이 표결한 것으로 돼 있다. 본회의에 출석하지 못한 나경원 의원은 기권한 것으로 돼 있다.”

부산일보는 이 사설에서 “미디어법 처리가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표결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만은 분명하다”며 “헌재 결정에 앞서 비정상적이고 변칙적인 처리에 대한 한나라당의 진솔한 해명과 자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23일 ‘조중동 지역언론 장악 길 열렸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신문법 15조 3항이 삭제된 것과 관련 “신문사나 방송사가 다른 일간신문을 소유할 수 있는 길도 열렸고, 지역시장 확대를 노리는 조·중·동 같은 거대 신문사가 규모가 작은 지역 신문들을 무차별적으로 인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남도민일보 “의회민주주의 사망선고”

경남도민일보는 23일 사설 ‘미디어법 날치기는 원천 무효다’에서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여온 미디어 법을 수와 힘으로 밀어붙이는 막장 국회를 지켜본 이들은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극렬한 사망선고도 서슴없이 내뱉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단 통과는 되었다지만 그 과정은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었다. 야당의원과 언론노조의 극심한 반발 하에서 사회권을 넘겨받은 이윤성 부의장의 마구잡이식 투표 진행은 절차적 민주주의의 기본마저 압살한 파렴치한 폭압이었다”고 질타했다.

경남도민은 “미디어 법의 본질이 오로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그리고 수구 언론의 권력유지와 정권 재창출의 도구로 제정된 것임은 이미 협상과정에서 본인들의 입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 바 있다. 미디어 법을 통과시켜 조·중·동과 재벌기업이 지상파 등 방송에 진입해야만 정권에 도움이 된다는 발언을 노골적으로 할 정도로 목숨을 걸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일보 “민생법안이 여전히 책상 속에 있는데도”

영남일보는 22일 사설 ‘미디어법 국회 통과가 그렇게 급했나’에서 “미디어법은 민생과 그렇게 직결된 문제가 아니기에 한나라당이 파행정국의 부담을 무릅쓰고 강행한 저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이 다수”라며 “한마디로 미디어법은 정권을 지켜내거나 정권을 쟁취하기 위한 유리한 고지를 잡는 권력법적 성격의 법안”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입만 열면 서로가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는 정당이라고 떠들었다. 하지만 그들이 추진해온 서민들을 위한 법안은 여전히 책상 속에 묻혀있다. 전국의 골목상점들이 영업권을 잇따라 반납하고, 하루 수백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길거리로 내몰리는 데도 말이다. 용산참사와 쌍용차 문제도 마찬가지다. 미디어법 처리가 그렇게 급박했나”라고 질타했다.

충청투데이 “대한민국 국회는 한편의 막장드라마”

충청투데이도 같은 날 사설 ‘정치력 한계 드러낸 미디어법 단독 처리’에서 “어제 대한민국 국회는 또다시 한편의 막장 드라마를 연출했다”며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여실히 드러낸 또 하나의 낯 뜨거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또한 “‘미디어법은 여야가 6월 국회에서 표결로 처리키로 국민과 약속한 사안’이라는 명분에 과연 설득력이 있는가. 다양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국민적 공감대를 얻었을 때 유효한 약속이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직권상정이라는 극단적인 결말은 거대 여당의 벼랑 끝 시나리오였던 셈”이라고 말했다.


광주일보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하다”

광주일보는 23일 사설 ‘미디어법 강행처리 유감이다’에서 “7개월간 국회를 마비시켜온 미디어법이 야권의 강력한 반대 속에 직권상정이라는 비상수단을 통해 표결처리됐다.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이번 미디어법의 통과로 언론의 지나친 상업화와 여론 독과점의 심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지방언론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정 신문법은 신문·방송 겸영 금지 조항이 폐지됐으며 방송사나 일간신문의 다른 일간신문 소유에 대한 규제도 사라졌다. 이에 따라 중앙 신문·방송을 소유할 수 있게 돼 지방여론마저 중앙 논리에 왜곡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경인일보 “만성이 돼 부끄러움도 모를테지만”

경인일보는 23일 사설 ‘민의 외면한 한나라당의 미디어법’에서 “미디어법이 민생법안을 내팽개치고 올인해야 할 정도로 급한 법안이었는지 많은 국민들은 묻고 있다”며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그것도 다수당에서는 메아리로 남긴 채 강행이라는 무리수를 뒀다”고 평했다.

경인일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은 65%이상, 신문방송학과 교수 등 전문가 70%이상이 반대하고 있으며, 특히 미디어법과 관련이 있는 언론사 종사자의 경우 80%이상이 반대표를 던졌다”며 “결국 대부분이 재벌의 언론 진출과 신문사의 방송 겸영에 반대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외면하고 미디어법을 강행 처리한 것은 찬성하는 일부를 위한 법을 만드는 수순을 밟았다는 말이 된다”고 꼬집었다.

또한 “만성이 되다시피했으니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겠지만, 경색된 정국을 풀 수 있는 길을 아예 막아버린 막장 드라마의 연출로 당장 해결해야 할 민생법안이 ‘올 스톱’된 상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