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백6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KBS가 올 상반기 3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광고매출 급감 등으로 대부분 언론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KBS의 흑자 소식은 언론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병순 KBS 사장은 “위기의식을 공유한 사원들의 전사적인 수지 개선 노력으로 올 상반기 흑자를 기록해 그동안 수신료 현실화를 번번이 좌초시켰던 방만 경영, 만성적자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KBS 흑자경영은 수입 증가 보다는 지출을 크게 억제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KBS는 전년 동기대비 36억원이 줄어든 6천3백38억원을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특히 주수입원인 광고매출은 5백76억원이나 줄었다. 반면 비용지출은 6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8%(5백85억원) 줄었다.
5백85억원의 비용 절감이 3년 만에 흑자를 가져온 셈이다. KBS는 방송제작비를 3백48억원 절감했고, 인건비를 82억원 줄였다. 특히 대형 기획물 제작을 포기하고 외부 진행자를 교체해 제작비를 대폭 줄였다.
인건비의 경우 올해 임금을 동결한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임금동결로 퇴직금 충당요인이 없게 돼 45억원을 절약했다고 KBS는 설명했다. 또 연장근무와 휴일근무를 억제하는 등 방법으로 시간 외 실비 15억원을 절감했다. 김윤로 KBS 예산팀장은 “불필요한 휴일근무를 억제하는 등 관행적인 낭비요인을 제거한 것이 경영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반기 흑자 기조가 하반기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방송계는 통상적으로 하반기에 지출이 많다. 가을개편, 추석특집, 연말특집 등 비용지출 요소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 3년간 KBS의 하반기 지출은 상반기보다 평균 8백억원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KBS의 과도한 허리띠 졸라매기라는 지적과 함께 연임을 노리는 이병순 사장의 성과주의가 빚은 ‘보여주기 흑자’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고시장 회복세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긴축경영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KBS 보도국 한 관계자는 “지난해 7백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쥐어짜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