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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투쟁, 언론독립 이정표 세워"

공정방송 사수투쟁 1년 평가

민왕기 기자  2009.07.15 14: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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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협약’도출했지만 해직자 복직은 요원

YTN 기자들이 ‘공정방송 사수투쟁’을 벌인 지 17일로 1주년을 맞는다. △기자 6명 해직 △노종면 위원장 구속 등 언론계에 충격을 던져줬던 YTN 사태는 지난 6월15일 ‘공정방송을 위한 YTN 노사협약’을 도출하며 ‘휴전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노종면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기자 6명은 해직상태. 또한 YTN 기자들이 던져준 한국 언론의 독립성 문제는 언론계에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공정방송 투쟁의 시작

YTN 노조(위원장 노종면)는 지난해 7월17일 주주총회가 30초 만에 구본홍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자 사장 퇴진투쟁을 선언했다.
당시 노조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일했던 언론특보 출신 구본홍씨가 방송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반발했다.

강상현 연세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특히 보도전문채널은 공정성과 객관성, 중립성이 중요한데 정부의 구본홍 사장 선임은 이를 깨는 것이었다”며 “MB 정부 초기에 미디어 인사의 미래를 예측하게 하는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장의 의식 있는 기자들의 정당한 문제제기였다”며 “정부의 의도성 있는 구조적 인사가 언론사회 전반에 전선을 형성하게 했다”고 짚었다.
YTN 기자들의 투쟁이 사내 문제가 아닌 한국 언론과 민주주의를 위한 대승적인 싸움이었다는 평가다.

기자해고, 초유의 사태
실제 9월 노종면 노조위원장 체제는 ‘공정방송 사수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 76.4%의 찬성으로 가결시키며 ‘공정방송’ 기치를 내세웠다. 하지만 사측은 업무방해 혐의로 조합원 12명을 고소하며 맞받는 등 갈등이 첨예화돼 갔다. 결국 10월 YTN 사측이 기자 6명을 해고하면서 언론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강형철 숙명여대 교수는 “당연히 기자들은 대통령 당선을 위해 뛰었던 사람이 사장으로 오는 것을 반대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오히려 기자 6명을 해고한 것은 민주주의의 역사를 후퇴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후에도 기자들을 향한 탄압은 계속됐다. 올해 3월에는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노종면, 현덕수, 조승호, 임장혁 기자가 검찰에 체포, 결국 노 위원장이 구속됐다. 14일에도 법원공판을 받았다.

고난이 가져다준 교훈
‘상처 뿐인 영광’이었지만 YTN 기자들의 싸움이 남긴 교훈은 크다는 지적이다. 어느 누구도 YTN이 언론독립을 위해 싸울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지만, 결국 YTN이 선봉에 섰다는 것이다.

정연우 세명대 교수(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는 “언론독립이 얼마나 중요한지 국민들에게 알리는 촉발점이 됐다”며 “젊은 기자들이 이명박 정부의 권력을 동원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현실과 타협하지 않은 점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한 “YTN 기자들의 투쟁은 한국의 언론자유와 독립에 이정표를 세웠다”며 “단기적인 성과는 작았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 영향은 향후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해직기자 복직, 언론계 숙원

하지만 공정방송 사수투쟁을 주도한 6명의 기자들은 여전히 해직상태다. 이는 1992년 MBC 사태 이후 16년 만의 방송노조 간부 해고사태이자, 1990년대 이후 파업에 돌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량 징계가 이뤄진 첫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선 기자들을 비롯한 언론계는 ‘아직 풀지 못한 숙제’로 YTN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제기자연맹(IFJ) 실사단이 파견되는 등 국제사회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해직기자 복직문제는 요원한 상태다.

YTN 사측은 최근 해직기자 복직과 관련한 두 차례 법원조정에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는 등 해결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YTN의 한 기자는 “지금 YTN에는 여전히 깊은 상처가 남아 있다”며 “해직기자 복직이 선결돼야 선후배간 앙금이든, 방송 정상화든 문제를 풀 수 있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