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악명높은 ‘찌라시’에 이어 메신저를 통해 확산되는 미확인 루머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한 기업의 매각설을 알리는 모 중앙 경제신문의 기사가 메신저를 통해 퍼져 해당 기업과 증권사들이 황급히 사실 확인에 나서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 기사는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 매체의 기사를 일부 발췌해 전혀 상관없는 제목을 뽑아 유통시켰다는 것.
증권가 출입 기자들에 따르면 최근 기사로 위장한 정보들이 종종 유포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정도 지명도 있는 기성 매체의 기사를 이해관계에 맞게 조작해 퍼뜨리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전 기사 형식이 아닌 단문의 쪽지로 돌아다니거나 코스닥 시장을 주무대로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나고 있는 군소 인터넷 매체들이 미확인 정보를 기사화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이제 한 단계 더 심각해진 셈이다.
증권가를 출입하는 한 기자는 “워낙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다보니 좀 더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해 이런 지경에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계 관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메신저는 미쓰리, 삼성 에프엔, 야후 메신저 등이다. 이 메신저들은 상대방이 수락하지 않아도 이메일 주소가 등록돼 집단으로 메시지 전송이 가능한 기능을 갖고 있다. 한 번에 무제한의 수신인에게 보낼 수 있어 파급력이 상당하다. 요즘은 아예 정보를 메신저로 전문적으로 정보를 돌리는 인력까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일부 작전 세력들이 의도적으로 메신저를 통해 유리한 정보를 유통시키기도 해 기자들 사이에서도 ‘요주의 대상’으로 지목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무리 허무맹랑한 내용이라고 해도 주가의 흐름과 추이를 파악하는 데 무시할 수 없는 정보여서 기자들도 이를 외면하지는 못하는 형편이다.
증권가를 출입했던 한 기자는 “언젠가부터 출처를 알 수 없는 증권가 정보들이 물밀듯이 메신저로 들어와 보낸 이에게 항의했던 적이 있다”며 “그 쪽에서 ‘그럼 앞으로 보내지 말까요’라고 하는데 선뜻 안 받겠다고 하기도 어려워 그냥 놔뒀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기자에게 접근해 직접 만나자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기자는 “증권가 이해관계자들이 기사까지 조작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나 사실 기자들이 대응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