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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이사진 인선, MBC 경영진 교체 수순인가

방통위, 공모 통해 이달말 선임…9명 전원 친정부 인사 구성 우려

김성후 기자  2009.07.01 14: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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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와 여권이 방문진 이사들을 친정부 인사로 꾸려 MBC 경영진에 대한 퇴진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MBC 노동조합이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이명박 정부의 MBC 장악 시도를 비판하는 기자회견 장면.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진 개편에 착수했다. 8월8일 현 이사진 임기 만료에 따른 후임 인선이지만 최근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노골적인 MBC 경영진 사퇴 요구와 맞물려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친정부 인사들을 방문진 이사로 선임해 MBC 사장 등 경영진을 교체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방통위 후임 이사진 인선 착수
방통위는 이르면 이번주 방문진 이사 선임 공고를 낸다는 방침이다. 방통위 법무담당관실 관계자는 “공개 모집 원칙은 정해졌으며 공모 기간과 선임 방식 등은 1일 열리는 방통위 상임위원 전체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7월 말까지 새 이사진으로 방문진을 재편할 예정이다.

방문진 이사 선임을 규정한 방문진법에는 각 분야의 대표성과 방송의 전문성을 고려해 방통위가 임명토록 규정돼 있지만 통상 전체 9명 가운데 MBC 노사 추천 몫을 뺀 나머지 7명을 여야가 나눠 추천하는 식으로 운영해왔다. 그러나 정부가 방문진 이사 구성에서 MBC 몫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방통위는 정부가 MBC 노사가 추천해온 2명의 이사진 몫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는 한겨레 보도와 관련,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방문진 이사를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이태희 방통위 대변인은 “새로 구성되는 방문진 이사는 절차적 투명성 확보를 위해 공개 모집할 것”이라며 “MBC 노사 역시 자천 또는 타천 형식으로 후보를 추천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29일 “MBC는 노사가 짝짜꿍해서 망쳐놓은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방문진 이사)에 노사 추천 인사를 넣을 수는 없다. 참여정부에서는 MBC가 우호적이었으니까 노사에 추천권을 줬을 뿐”이라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을 보도했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 고위 관계자가 “MBC 경영진이 추천하던 관행을 존중하지 않겠다. 방통위에서 결정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사 교체해 KBS사장 퇴진 전례

그동안 시민·언론단체 쪽에서는 정부가 MBC를 친정부 매체로 만들기 위해 방문진 이사를 모두 친여 인사로만 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정연주 전 사장을 비슷한 방식으로 해임한 전례가 있어서다. 지난해 8월 방통위는 KBS 이사 일부를 바꿔 정연주 KBS 사장을 해임했다. 

당시 감사원 특감 등을 동원해 정 사장 퇴진을 압박하던 정부는 여의치 않자 KBS 이사회를 통한 해임 카드를 꺼냈고, 방통위는 이사회 표결을 의식해 동의대 징계처분으로 교수직에서 해임된 신태섭 이사를 해임하고 한나라당 성향의 강성철 부산대 교수를 보궐이사로 추천해 정 사장에 대한 해임 제청을 이끌어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방문진 이사진을 친정부 인사로 꾸려 MBC 경영진에 대한 퇴진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PD수첩 검찰 수사 이후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과 한나라당 초선의원 40명이 경영진 사퇴를 요구한 것은 이런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PD수첩 기소를 계기로 편파성 등을 따지면서 경영진 책임론이 나오는 것도 해임을 위한 ‘분위기 조성용’으로 보인다.

방통위가 방문진 이사를 공모한다고 했지만 벌써부터 친정부 인사들이 거론되면서 공모가 요식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 공보 조직에서 활동했던 언론인 출신 특보들이 뛰고 있다는 얘기도 파다하다. 방문진 이사로 거론되는 한 인사는 “좋은 방송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을 이사로 선출해야지, 캠프 출신 인사들에게 전리품을 나눠주는 형식이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문소현 홍보국장은 “경영진 퇴진을 압박했던 정부와 여당이 방문진 이사 교체를 통해 MBC를 장악하려는 속셈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일각의 우려대로 새 방문진 이사를 모두 친정부 인사로 구성해 ‘9대 0’이 될 경우 엄청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