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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에서 농성 중인 민주당 의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지난달 24일 오후 국회를 찾은 언론노조 지도부와 노조원들이 본청 민원실 앞에서 출입통제에 항의하고 있다.(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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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이번주 안에 독자적으로라도 미디어법 단일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여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한나라당·자유선진당 추천위원들이 지난달 24일 낸 미디어법 최종보고서의 핵심은 “신문법을 개정해 신문의 지상파 방송 겸영을 허용하되 디지털방송 전환 시점인 2012년까지 유보하겠다”는 것. 대부분의 언론들도 이를 중심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런 방침은 한나라당의 기존 입장과 전혀 다를 바 없는 것으로 일종의 ‘착시 현상’을 부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교차소유’와 ‘겸영’의 혼동을 초래한 데서 오는 결과라는 지적이다. 2012년까지 겸영을 유보한다는 말은 그 시점까지 신문사가 지상파 방송의 최대 주주가 될 수 없다는 뜻. 그러나 수조에서 수십조 원으로 추정되는 기존 지상파 방송의 자산 가치를 볼 때 국내의 신문사가 제1주주가 되기는 어차피 어렵다는 해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선일보의 지난해 자본총계는 3천2백억원. 자본금은 10억원이나 재평가할 경우 10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되는 MBC 자산가치의 3%가량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분을 갖는 교차 소유는 장벽이 없어져 대기업과 손을 잡을 경우 지상파 방송의 소유에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또한 가장 첨예한 쟁점인 신문사와 대기업의 종합편성채널이나 보도전문채널 소유는 전면 허용된다는 점에서 지상파 방송 허용 유보는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한 방송학자는 “신문의 지상파 겸영을 유보하겠다는 한나라당 측 위원 보고서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이라며 “종편을 통해서 지상파에 준하는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 쟁점인데 본질을 흐리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미디어법 개정안의 근거가 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통계 수치가 조작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달 29일 프레시안에 기고한 칼럼에서 “KISDI가 2006년 우리나라의 GDP를 8천8백80억달러에서 1조2천9백42달러로 바꿔 국내 방송 시장 규모가 GDP 대비 0.67%로 선진국 평균 0.75%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홍 연구위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DP 대비 방송시장 비율은 0.92%로 IMF가 선정한 선진국 27개국 중에서 6번째로 높다. 그는 이 보고서를 작성한 한 연구자가 GDP 수치의 근거가 ITU(국제전기통신연합)의 통계라고 밝혀 해당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 확인해본 결과 수치가 큰 차이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KISDI는 방송 겸영 허용 등 규제를 완화해야 국내 방송시장이 선진국 평균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논증하기 위해 수치를 조작했다는 말이다.
미디어법 개편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제시한 2005년 영국의 방송시장 규모도 영국의 방송통신규제기관 오프콤의 원본 자료에 나와 있는 1백24억1백만 파운드와 달리 1백6억2천1백만 파운드로 차이를 보였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은 “한나라당이 언론악법 날치기 상정을 시도하면 제3차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지난달 29일부터 이틀 동안 국회 앞에서 철야농성을 벌였다.
최근 미디어법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지난달 30일 오전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방통위 하반기 전략회의 모두발언에서 “있지도 않고 의지도 없는 ‘언론장악’이라는 허상을 붙잡고 정치가 산업의 손발을 묶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미디어법 통과를 촉구해 주목을 끌었다.
정치권과 언론계 안팎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 날인 10일 이후와 이명박 대통령이 유럽 순방에 나서는 중순께가 한나라당이 미디어법 통과를 시도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