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제작진 중 한 명인 김은희 작가의 개인 이메일 3통을 공개한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보수신문인 동아, 조선일보가 이를 발췌 보도해 ‘검찰에 편승한 여론몰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두 신문은 19일 검찰의 MBC PD수첩 제작진 수사결과를 1면과 관련 면 등에서 보도했다. 특히 김은희 작가의 이메일 내용을 여과 없이 전달했다. 사설에서 보도된 내용을 예로 들어 다시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와 5면에서 이메일 3통을 전부 공개했다. 조선은 “100일 된 정권 생명줄 끊어놓고…이명박에 대한 적개심 하늘 찔러”라는 기사에서 “김 작가의 이메일 3통은 지인들에게 보낸 짤막한 편지 형식으로 돼 있다”며 “PD수첩의 소재를 찾는 과정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총선 후보를 위해 상대 후보의 ‘뒷조사’까지 했음을 스스럼없이 고백하고 있는 이메일은 흡사 과거 군사정권 시절의 ‘정치 살인’을 연상시키는 섬뜩한 내용으로 돼 있다”고 적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건과 무관한 한 정치인에 대한 김 작가의 생각을 담은 부분을 중간 제목으로 두 차례나 뽑았다.
또한 “이번 검찰 수사는 ‘광기’가 지배하던 1년 전 상황이 “온 국민의 것”이라던 공중파 방송을 ‘정치’와 ‘선동’에 이용하려 했던 PD수첩 제작진의 비뚤어진 의식과 행동에서 촉발됐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은 해당 기사에서 PD수첩 측의 반론도 게재하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같은 날 1면 머리기사에서 검찰의 주장을 주로 담았다. 그러면서 기사에는 자세히 다루지 않은 이메일 내용 일부를 발췌해 기사와 함께 편집했다. 한겨레·경향신문 등 진보신문들은 이를 두고 “자극적이고 악의적인 내용만 뽑아 보도했으며 작가 개인의 신상 관련 기사도 실었다”며 “간첩수사를 연상케 한다. 사상검열”이라고 맹비난했다. 다만 동아는 PD수첩 제작진의 반론을 싣고 3면 기사의 말미에서 ‘작가 이메일 내용 공개 논란’을 짚었다.
두 신문은 사설에서 이메일 내용을 다시 들추었다. 조선은 19일 ‘PD수첩 작가 “MB에 대한 적개심으로 광적(狂的)으로 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작년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두는 것을 보고 이명박 정권이 더욱 미웠고 그 적개심이 문제의 프로그램 대본과 구성에 광적으로 매달리게 했다는 실토다”라고 주장했다.
동아도 이날 ‘광우병 PD수첩, 정권의 생명줄 끊으려 했다니’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김 작가의 이메일 내용을 다시 공개하고 “광우병 프로그램이 선거를 통해 갓 출범한 이명박 정부를 거꾸러뜨리기 위해 대선 불복운동 차원에서 만든 노골적인 ‘정치 프로그램’”이라고 비난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속 김준현 변호사는 “검찰의 이메일 공개는 정당한 공무집행으로 볼 수 없다”며 “이메일은 기소 대상도 아닐뿐더러 사건과 관련 있는 결정적 증거도 아닌데 재판도 열리기 전에 이를 공개한 것은 사생활 침해, 명예훼손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이 이메일을 공개한 것은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 못해 여론 재판을 먼저 하려는 의도로 읽힌다”면서 “검찰의 발표 뒷날 청와대에서 ‘MBC 경영진 물러나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도 이런 맥락과 닿아 있다. 이를 보도한 동아, 조선일보는 검찰 발표를 받아썼다는 점에서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으나 검찰에 편승해 재갈 물리기에 나섰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