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복수 소유·언론진흥재단 독임제도 쟁점
광고시장 방송·중앙쏠림 현상에 타격 예상
미디어법 논란은 대기업과 거대 신문의 방송 진출에 집중되고 있다. 거대 신문사, 지상파 방송사, 지역방송이 이해 당사자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신문이 가장 위험한 지대에 노출돼 있으며 이 사실이 간과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신문은 우리나라 언론 가운데서도 가장 조건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신문법 제10조 2항과 3항 삭제는 지역신문에 가장 위협적인 요소로 꼽힌다. 거대 신문의 경품·무가지 공세를 단속하는 법적 근거인 이 조항이 삭제되면 지역신문의 생존은 더욱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조항이 삭제돼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신문고시가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언론학계에서는 “신문고시 재검토·폐지가 추진되는 마당에 신문법 관련 조항마저 사라진다면 사실상 거대신문의 불공정행위를 감독할 장치가 무력화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문종대 교수는 “지역신문은 중앙지들의 경품·무가지 공세에 시장을 계속 빼앗기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제재 수단이 없어지면 지역신문이 그나마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대구, 부산 지역도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의 복수 소유를 허용한 개정안 내용은 지역신문의 정체성을 교란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거대 신문들이 지역 중소신문을 싼값에 인수·합병해 중소신문의 인력을 흡수하면서 지역 주요 신문과 경쟁에서 우위를 꾀할 것이라는 말이다.
언론진흥재단의 출범도 지역신문이 촉각을 세우는 부분이다. 현재 개정안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언론진흥재단의 이사진 임면권과 예산승인권을 갖게 된다. 언론진흥재단의 지원금 혜택으로 적지 않은 지역신문에 대한 정부의 입김이 노골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광고시장의 변화가 지역신문에 미칠 영향도 주목되고 있다. 제한된 광고시장 파이를 놓고 출혈 경쟁이 불가피해질 때 결국 가장 약한 고리인 지역신문이 최대의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더욱이 미디어렙과 중간광고 등이 실시되면 전체 광고에서 방송이 차지하는 점유율이 높아지고, 종이신문의 광고량은 더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서대 이용성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대기업과 거대 신문이 방송에 진출하면 저인망식으로 광고를 훑어가면서 메이저 언론의 광고 독식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역신문에 실리는 광고의 타깃이 메이저 언론들과는 다르기 때문에 실제로는 중앙일간지에 더 영향을 줄 뿐 지역신문은 “더 나빠질 것도, 더 나아질 것도 없다”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전국언론노동조합 김순기 수석부위원장은 “경제위기 속에서 광고를 할 만한 여력이 있는 지역 기업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그마나 지역에 공장이 있는 중앙 대기업들이 집행해오던 광고도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