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등 현안을 놓고 신문과 방송, 보수신문과 진보신문 사이의 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기자들의 언론 사이 벽을 허물려면 자사 이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관훈클럽(총무 이목희 서울신문 수석논설위원)은 12일 제주 서귀포 칼호텔에서 열린 ‘언론 내부의 반목 벽 허물기’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주제발표에 나선 손태규 단국대 교수는 “한국 기자들은 정체성에 무지하거나 무심하면서 서로 싸우기만 하는 언론문화 탓에 사회적 가치물로서의 기자는 물론 직업으로서의 기자를 제대로 한국 사회에 인식시키고 정착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손태규 교수는 “한국 언론의 상호비판은 정도가 지나치다. 건강한 비판을 넘어 감정싸움으로 치닫기 때문”이라며 “상호비판이 명예훼손 소송으로 이어질 정도로 극단적인 경우는 세계에서 유례가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패널 토론에서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언론계가 자유민주주의, 언론의 자유, 인권, 시장경제의 발전, 국가의 정체성 등 공통의 가치에 한참 떨어진 곳에서 분열상을 노출하고 있다”며 △이념적 편향 △신문·방송 등 업종 간 이기주의 △자사 이기주의 △언론인의 샐러리맨화 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김의겸 한겨레 문화편집장은 “언론사 간 상호 비판은 불가피한 단계에 진입했으며 얼마나 생산적으로 할 수 있는가를 논의하는 게 맞다”며 “자사의 이익과 관련된 문제는 최대한 절제의 미덕을 발휘하는 ‘회피의 원칙’을 지키고, ‘팩트’ 앞에 겸손해질 때 건전한 상호 비판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용 MBC 보도국 부국장은 “언론이 그동안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언어를 쓰면서 ‘사실 추구’라는 본질적 가치를 소홀히 해왔다”며 “본질적 저널리즘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언론계의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기 위한 ‘벽을 허물자’ 운동을 벌이고 있는 관훈클럽은 9월, 11월에도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