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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노동조합은 11일 오후 3시 노조 회의실에서 제9차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연봉계약직 전원의 ‘구제방안 강구 촉구’와 미디어 악법 저지 ‘총파업 투쟁’을 결의했다.(사진=KBS노조) | ||
국회에서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있으나 입장 차가 크다. 한나라당은 고용기간 2년 적용 유예를, 민주당은 정규직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언론사들은 자체적으로 원칙을 세우는 등 비정규직 처리 문제를 부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태다.
국회의 결정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곳도 있으나 여야 간 입장 차가 커 합의를 이끌어 내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본보는 13개 언론사의 비정규직 현황과 대책을 짚어보았다.
◇송사 중 KBS 갈등 가장 첨예 = KBS 경영개혁단은 당초 연봉계약직 4백20명(전국 6천명 기준) 중에서 2백여명에 대해 정규직 전환이나 자회사 고용이 어렵다는 방침을 세웠다. 나머지는 자회사로 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노조가 “사실상의 대량 해고”라며 강력 반발, 재논의에 들어갔다. 15일 경영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 결과 KBS는 2백여명에서 절반 이상 줄어든 89명에 대해 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이를 17일 이사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노조는 89명 재계약 철회 안에 대한 항의 표시로 17일 오전 침묵시위를 하고 오후 4시에는 이사회장 앞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노조는 89명에 대해서도 고용 안정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KBS는 오랫동안 이사회로부터 수신료 인상과 연관돼 인력 과다 문제를 지적당해왔기 때문에 노조 안대로 추진되기가 쉽지 않다.
회사 측 한 관계자는 “자회사를 설립해서 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인력효율성과 방만 경영은 상충되는 측면이 있지만 접점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MBC의 경우는 40~60명이 비정규직법 대상자다. 회사 측은 40여명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MBC업무직 지부는 6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주로 조연출, 영상편집·그래픽, 사무행정 등이 해당되며 의학담당기자 등 전문계약직 사원 10명은 포함되지 않는다. 사측은 이들 가운데 업무 성적이 우수한 7명의 사원은 정규직화하고 나머지는 재계약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MBC는 앞으로 가급적 비정규직을 채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SBS는 지난 2000년부터 기간제 비정규직을 능력급제로 전환, 올해 초까지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임금 수준을 비교할 때 정규직의 75%가량을 지급하는 것으로 돼 있다. 행정직 중 비정규직이 일부 있었으나 지난해 말부터 단행된 ‘비상경영대책’의 일환으로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능력급직에는 PD, 촬영기자가 있지만 일반 기자는 없다.
◇동아, 국민 2년 적용 ‘그대로’= 신문사들 중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문화일보다. 문화는 전체 3백62명 중 약 1백명이 비정규직이다. 서울신문은 5백20명 중 약 90명이 비정규직이며 조선일보는 4백50명 가운데 80명이 비정규직 인력이다. 한국일보는 50명 정도며 한겨레, 동아일보, 중앙일보는 30명 내외다. 국민일보와 세계일보는 비정규직 비율이 10명 안팎으로 가장 낮고 경향신문은 사실상 비정규직이 없다.
대부분 신문사들은 국회의 법안 개정 여부와 관계없이 2년을 넘기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동아일보는 전체 7백47명 중 37명이 비정규직인데, 회사 측은 법 개정에 관련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비정규직에는 경력기자 일부와 편집·조판 인력, 경영직 등이 골고루 포진해 있다. 계약기간이 완료되면 정규직 전환을 해오던 방식대로 남은 인력들을 정규직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일보도 마찬가지다. 국민은 전체 3백21명 중 13명인 비정규직 인력을 지금까지의 관례대로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는 국민의 자회사인 쿠키뉴스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문화 탄력적용, 서울 단협 논의 = 문화일보는 ‘2년 이후 정규직 전환’이라는 기존 법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회의 법안 처리를 지켜보면서 탄력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의 3분의1가량인 1백여명이 비정규직이라, 원칙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문화는 비정규직 근무기간 4년 연장을 주장하는 정부안에도 호의적이다. 서울신문도 오는 19일 단체협상 실무협상을 개최해 비정규직 처리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노조는 비정규직 80명에 대한 고용 안정을 주장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MBC와 비슷한 방식으로 자체 평가와 기준을 적용한 뒤 선별적으로 정규직화 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선일보의 연봉계약직 80여명 중에는 지방취재기자, 사무보조 여사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 중에는 57세 이상, 연봉 6천7백만원 이상의 인력도 있어 실제 비정규직법 대상자는 20~30명 정도가 된다.
◇세계·경향 정규직 대부분 전환 =세계일보와 경향신문은 지난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대부분 전환했다. 세계일보는 지난해 3월1일 31명이 정규직이 됐다. 31명 모두가 3년 이상 근무자들이며 현재 남아있는 7명의 비정규직들은 최근 계약을 맺은 이들이다.
경향신문은 지난해 임·단협 과정에서 계약직 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으며 지난해 말까지 모든 비정규직 사원을 정규직으로 바꿨다. 세계와 경향은 “최소 인력으로 편집국 등을 운영하고 있어 재계약이 불가피하고 연봉에서 계약직과 정규직의 차이가 크지 않아 정규직 전환이 수월했다”고 밝히고 있다.
◇한겨레 사무보조직군 도입 = 한겨레는 주 15~17시간 일하는 보조 인력을 포함한 비정규직이 28명이다. 이 중 4명이 사무보조직으로 전환된다. 한겨레는 2000년 초반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문제를 해결하고 2007년 노사 합의 하에 ‘사무보조직군’을 만들었다. 일반 정규직과 임금 차이를 뒀지만 고용 안정을 보장한 게 특징이다. 한겨레21 교열 등이 이에 포함된다.
중앙일보 경영지원팀에서는 인력 운용 방침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전체 5백12명 중 30여명 이 비정규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은 인력공급업체인 중앙점프에서 파견인력을 사용하고 있으며 1997년부터 꾸준히 아웃소싱을 진행해 비정규직 인력을 최소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