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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소주 광고중단운동 어떻게 봐야하나

"소비자 권리, 헌법적 가치 보호해야 "vs "원치 않는 광고로 피해 봤다면 책임져야"

장우성 기자  2009.06.17 10: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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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이하 언소주)가 벌이고 있는 조·중·동 광고 중단 운동은 지난해 촛불정국 때와는 다른 양상으로 벌어지고 있어 법리적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언소주는 지난해 광고 중단 운동과 달리 해당 신문사 광고주의 명단을 제시하거나 항의 전화 걸기를 독려하는 등의 행동은 벌이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의 지난해 1심에서 언소주에 유죄판결을 내렸으나 소비자의 불매운동의 정당성은 인정하면서 “집단적인 전화걸기를 통한 세 과시나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항의활동 등으로 본의 아니게 광고계약을 취소하는 등의 결과를 가져왔다면 위법한 활동”라고 밝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김준현 변호사는 “협박·집단 전화 등의 업무방해를 초래하지 않는 상식선의 소비자 불매운동은 보호해야 한다는 게 지난 법원 판결의 취지”라며 “언소주의 이번 운동은 위법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광동제약이 언소주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에 공갈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으나 이는 소비자의 주장에 대한 기업의 판단으로 봐야 한다는 반론이 나온다.


김준현 변호사는 “소비자 단체의 주장을 기업이 경영에 반영했다고 해서 이를 강요나 위력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모든 소비자운동이 불법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형상 변호사는 “광동제약이 언소주의 주장을 수용한 것은 소비자들의 의견을 기업이 나름대로 판단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업무방해에 해당하지 않는 정당한 의사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대표 이헌 변호사는 “소비자 운동도 기본권으로 보호돼야 하지만 기업의 자유와 충돌이 된다면 그 접점에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기업이 원하지 않는 광고를 하게 해 피해가 발생했다면 이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또 “신문 논조에 반대한다 해서 불매운동을 벌인다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의 판례도 논쟁의 근거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소는 ‘언소주 불매운동에 대한 적법성 검토’라는 보고서를 내고 마이클 잭슨 내한공연 반대운동에 관한 대법원 민사 판결을 들어 언소주의 광고중단운동이 부당하다고 밝혔다.


한 종교단체가 마이클 잭슨의 공연이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며 벌인 불매운동으로 예매업무를 보던 은행이 이를 중단한 데 대해 공연기획사가 낸 민사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준 경우다.


그러나 이는 종교단체의 책임의 일부를 인정한 것이며 민사 사건의 판례를 갖고 형사처벌 까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검찰이 유례없이 신속하게 수사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이 나온다.


반대의 사례도 제시된다. ‘유나이티드보이콧’이라는 미국의 시민단체는 대표적 보수 방송인 폭스뉴스에 대한 광고주 불매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텍사스 출신의 공화당 론 폴 하원의원도 지지자들에게 폭스뉴스에 광고를 주는 기업의 제품을 사지 말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폭스뉴스 측의 고소나 검찰의 수사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현 변호사는 “헌법이 보장하는 소비자의 권리를 실현하는 과정이라면 집단적 협박이 아닌 이상 보호해줘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