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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노동조합은 11일 오후 3시 노조 회의실에서 제9차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연봉계약직 전원의 ‘구제방안 강구 촉구’와 미디어 악법 저지 ‘총파업 투쟁’을 결의했다. |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방송이 촉발한 KBS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KBS 내부를 강타하고 지나갔다. 기자와 PD들은 보도·제작·편성 간부에 대한 불신임 투표로 자신들의 의지를 전달했고 ‘모르쇠’로 일관하던 경영진은 징계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필규 KBS 기자협회장의 사퇴가 보여주듯 이번 사태로 보도국 내부 갈등이 깊어지는 등 상처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일각의 날갯짓이 KBS에 일정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다.
◇ 노조, 책임자 문책 요구 공문 = KBS 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은 지난주 이병순 사장 앞으로 일부 간부들의 징계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지난 1일 열린 임시 공정방송위원회(공방위)에서 김성묵 부사장이 유감 표명과 더불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물을 것을 자체 건의해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후속 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임시 공방위에서 노사가 합의한 사안인 만큼 부사장을 비롯해 각 본부장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문책이 내려져야 한다”면서 “문책 요구를 거부할 경우 2차 공방위를 열어 표결로 징계를 요구는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영진은 징계 절차에 착수했으며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이외엔 어떤 의도적인 점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이병순 사장의 발언으로 미뤄 징계는 모양새를 취하는 선에서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납득할 만한 수준의 문책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후폭풍도 감당해야 한다.
◇ 민필규 기자협회장 끝내 사퇴 = KBS기자협회는 민필규 회장이 15일 공식 사퇴하면서 새 기자협회장 선출에 들어갔다.
기자협회는 16일부터 22일까지 후보등록을 받고 25일부터 이틀간 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불신임 투표로 촉발된 기자협회 내부 갈등은 일단 새 기자협회장 선출을 계기로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자협회는 이번 신임투표로 대립과 분화를 겪는 등 조직이 만신창이가 됐다. 취재 일선에서 시민들과 맞닥뜨렸던 젊은 기자들은 보도국의 쇄신을 요구하며 신임투표를 관철시켰고 중견기자들은 일부 기자들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투표를 추진하고 있다며 반대했다. 이 과정에서 민 회장이 사퇴했다.
민 회장은 “신임 투표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에 대해 총체적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말했다.
보도국 한 기자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를 줄여나가는 것이 정상적인 조직”이라며 “새 협회장이 갈라진 내부 의견을 잘 추슬러 소통의 길을 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뉴스를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후배들이 나선 것으로 안다”면서 “보도본부 내 보도준칙 제정 등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장 퇴진 운동까지 언급했던 PD협회는 편성본부장 등에 대한 불신임 이후 상황을 관망 중이다. 김덕재 회장은 “불신임 투표 이후 회사 쪽에서 반응이 없어 지켜보고 있다”면서 “체면치레 문책만 하고 넘어갈 경우 다른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