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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단계 보도 치중 개선해야"

검찰 수사 보도 문제점 개선책 없나

장우성 기자  2009.06.10 14: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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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최문순 의원실 주최로 3일 여의도 국회 헌정관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검찰-언론의 책임을 묻다’ 토론회에서 박주민 변호사(사진 가운데)가 발제를 하고 있다.  
 
검찰 구조적 개혁 필요·일방적 언론책임론 경계 지적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뒤 언론의 검찰 보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언론계 안팎에서는 대안을 놓고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국회 입법조사처에 의뢰한 ‘언론의 범죄보도의 쟁점과 과제’ 보고서에는 “우리나라 언론의 범죄보도는 아직 법원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수사단계에 지나치게 치중돼 있다”고 나와 있다.

언론이 앞으로 개선해야 할 것으로 “형사사법기관의 비공식적 확인이나 정보 제공에 의존하여 기사화하는 관행에서 탈피, 보도 내용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언론매체의 주의의식이 필요하다”며 “보도대상자에게 반론기회를 부여해야 하며, 수사단계에 치중된 현행 보도관행을 공판절차와 판결 이후 단계로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경향은 이 사건 뒤 언론사 중 처음으로 검찰 수사 보도의 자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경향은 8일 ‘경향신문 이렇게 하겠습니다’라는 기사에서 편집국 제작평의회를 거쳐 앞으로 검찰 수사 보도준칙을 마련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 상 ‘무죄 추정의 원칙’도 엄격히 적용하기로 했다. 기소나 법원 판결 전에 혐의가 확정된 듯 보도하는 관행을 자제하고 수사 대상자의 반론을 상세하게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인격적 매도가 우려되는 선정적 기사도 지양할 계획이다.
검찰 발표를 기정사실화해 보도하지 않고 수사 과정의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분석·비판하는 기사도 적극 보도할 방침이다.

그러나 검찰을 출입한 경험이 있는 기자들은 구조적으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호소한다. 언론의 책임도 따져야 하지만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독점하는 비대한 구조를 개혁하지 않는 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검찰을 4년 동안 출입했던 한 중앙 일간지의 기자는 “공판 이후에 보도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원칙은 맞지만 검찰에 권력이 집중돼 있는 현 사법 제도 상 언론은 수사 단계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며 “검찰의 권력을 분산시키는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방적인 언론 책임론 역시 또 다른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피의사실 공표죄·무죄추정 원칙 강화를 절대적인 대안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피의사실 공표죄를 제정한 나라는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세계적으로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BBK 의혹 보도도 엄격히 보면 피의사실 공표죄에 해당된다는 것. 고위 공직자에 대한 비리 혐의 보도는 국민의 알권리 차원이나 언론의 감시 기능이라는 점에서 위축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검찰이 피의사실 공표죄를 구실로 앞으로 정보 공개를 더욱 통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법조팀에서 6년간 근무했던 한 방송사 기자는 “언론이 전 현직 고위 공직자의 부패 혐의를 보도하는 것 자체를 싸잡아서 비난하는 분위기로 가는 것은 문제”라며 “언론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사실을 침소봉대하거나 검찰의 언론플레이에 부화뇌동한 것은 없었는지 등 언론계 전체가 윤리의식을 세밀히 점검하고 자성의 계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