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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보도 곳곳서 '잡음'

KBS 인터뷰 누락·국민일보 제목 교체·YTN 기사 교체

민왕기 기자  2009.06.03 14: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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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빼고… 제목 고치고… 기사 교체하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보도를 둘러싸고 파행이 빚어져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KBS 조문객 인터뷰 누락, 국민일보 호외제목 교체, YTN 톱기사 교체 등 논란만 3~4건에 달한다.

KBS, 추모보도 축소
KBS 김종율 보도본부장이 정부를 비판하는 조문객 인터뷰를 빼라고 지시한 걸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KBS 기자협회는 지난달 27일 성명에서 “현장의 생생한 애도 분위기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인터뷰는 밋밋했으며, 관급성 기사가 뉴스를 주도하기 시작했다”며 “심지어 보도본부장은 정부를 비판하는 조문객의 인터뷰를 빼라는 지시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달 24일 ‘KBS 일요뉴스타임’의 리포트 ‘밤새 추모 행렬’에서 권 모씨가 “정말 이대로 참을 수 없다. 국민들이 힘을 합쳐 지금 이 상태를 바꿔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한 부분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협은 이밖에 △보도수뇌부가 서거 뉴스를 드라이하게 다루라고 지시한 점 △고대영 보도국장이 덕수궁 대한문 추모현장에서 중계차를 뺀 점 △추모 현장·경찰 봉쇄 등 리포트가 뉴스 말미에 배치된 점 △화합만을 강조하고 추모 이유 등을 다루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며 “추모정국의 의미와 파장을 철저히 축소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일보, 호외제목 교체
국민일보의 지난달 23일 호외 1면 제목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가 ‘자살’로 뒤바뀐 이유가 한 모 편집인의 지시 때문이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민 공정보도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공보위 보고서에서 “1면 편집자에 따르면 당시 한 편집인이 (호외 제목에 대해) ‘투신 자살로 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공보위 보고서에 따르면 호외 1면 편집자는 지난달 23일 오전 11시17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호외 1면 가제를 뽑았고, 이후 오전 11시26분까지 이 가제는 바뀌지 않았다. 가제가 바뀐 것은 11시35분, 편집인의 발언이 있은 후다.

당시 1면 편집자는 “한 편집인의 워딩이 ‘서거는 무슨 서거… 투신자살로 해’였는지 ‘서거는… 투신자살로 해’였는지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고, 익명의 기자는 “서거는 무슨 서거… 투신자살로 하라는 말을 똑똑히 들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치적 입장이 반영된 것은 아닌지 의혹이 일고 있다.

반면 당사자인 한 모 편집인은 단순한 ‘의견 제시’였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 편집인은 “그렇게 말한 기억이 없다”며 “당시 뉘앙스는 대통령을 폄훼하자는 것이 아니라 ‘자살’이라는 팩트에 더 치중하자는 의견 제시였지 강압이나 지시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YTN, 톱뉴스 교체
YTN 문 모 편집부국장이 지난달 27일 9시와 11시 뉴스에서 톱기사로 배치된 ‘노무현 서거’ 기사를 ‘북한 핵실험’ 뉴스로 바꾸라고 지시한 걸로 확인돼 노조 등이 반발하고 있다.

이날 YTN은 오후 6시 북핵, 오후 7시 노 전 대통령 서거, 오후 8시 북핵, 오후 9시 노 전 대통령 서거 뉴스 등 두 이슈를 번갈아 톱기사로 배치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문 부국장이 오후 9시와 밤 11시 톱뉴스를 북핵으로 하라고 지시했고 결국 11시 뉴스는 톱을 북핵으로 변경시켰다.

문 부국장은 “대통령 서거 기사량이 너무 많았고 뉴스 밸류 면에서 북핵이 더 시급했다”며 “이날 타사 9시 뉴스도 북핵이 톱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편집부국장으로서 정당한 업무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YTN 노조는 “톱기사 교체 등은 팀장 등과 논의를 거쳐 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당시 문 부국장은 술에 취해 무조건 북핵을 톱으로 하라며 강압적인 지시를 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1일 노조 대의원 대회를 열고 문 부국장의 보직 박탈 등을 요구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