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PD연합회·방송기술인연합회 미디어법 여론조사이번 조사결과의 특징은 언론인과 언론학자들이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미디어관련 법안을 대부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비율에 차이는 있으나 대기업·신문사의 지상파 방송,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소유를 반대하는 응답이 모두 반수를 넘었다.
반대 의견 중에서 언론인과 언론학자 사이에는 약간 차이가 드러났다.
언론인들은 대기업의 경우 지상파(84.8%), 보도전문채널(81.0%), 종편(72.6%) 순서로 반대 의견이 많았다. 언론학자들은 보도전문채널(70.3%), 지상파(67.0%), 종편(61.0%)의 순이었다.
대기업과 신문사의 종편과 보도전문채널 소유에 찬성하더라도 지분은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는 의견도 눈에 띈다.
종편 지분 소유 범위는 언론인은 10%, 언론학자는 20% 이하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보도전문채널도 언론인은 10%, 언론학자는 20% 이하가 적절하다는 응답이 다수였다.
한나라당의 방송법 개정안에 따르면 신문사와 대기업은 지상파방송 지분을 20%, 종합편성채널·보도전문채널의 지분을 49%까지 가질 수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지상파 방송 소유에 찬성 의견을 낸 응답자가 1백 명 미만 수준이라 지분 허용범위에 대한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신문이 방송에 진출하려면 사전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더욱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신문시장에서 각 신문의 점유율을 파악할 수 있는 유가부수 공개와 무가지 살포, 경품 제공 등 불공정행위를 금지해야 한다는 데 절대 다수가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언론학자들은 대기업·신문사의 방송 진출 등 쟁점에서 언론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반대 응답이 적었으나 유가부수 공개 및 불공정 행위 금지에 대해서는 언론인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 신문의 유가부수는 공개되고 있지 않고 있다.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정부가 1996년 신문고시를 제정하면서 단속에 나섰으나 한때 폐지됐다가 2001년 부활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국정감사와 언론과 인터뷰 등에서 신문고시의 폐지 또는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언론인·언론학자 모두 80% 이상이 미디어위원회가 국민 여론수렴을 제대로 못하고 있으며 이같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미디어법 국회 처리를 6월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응답한 점도 앞으로 미디어법 국회 처리에 시사하는 바가 큰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방송 소유>
신문사·대기업의 지상파 소유 반대 많아언론인의 84.8%는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규모의 대기업이 지상파 방송 지분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 “허용하는 것이 좋다”는 13.0%를 기록했다.
언론학자 가운데 10조원 이상 대기업의 지상파 소유를 반대한 응답자는 67.0%였으며 허용 찬성은 28.7%였다.
한나라당의 방송법 개정안에 따르면 자산총액 10조원 미만의 기업은 지상파 방송의 지분을 가질 수 있다. 기존 제한선은 3조원 미만이었으나 이번에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언론계에서는 곧 10조원 이상 기업에게도 문호가 개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언론인 78.0%는 신문사의 지상파 방송 지분 소유 허용을 반대했다. 허용 찬성은 18.8%로 나타났다.
언론학자들 사이에서는 허용 반대가 64.7%, 찬성은 33.3%를 기록했다.
한나라당은 신문법을 개정해 신문사의 방송사 겸영 금지 조항을 철폐할 계획이다.
<종합편성채널 소유>
소유 반대가 다수…지분허용범위 10~20% 돼야대기업의 종합편성채널(종편) 소유는 언론인의 72.6%가 반대했다. 찬성은 24.2%. 언론학자들은 61.0%가 반대했으며 찬성한 응답자는 37.7%였다.
종편 허용을 찬성한다는 응답자들에게 적절한 지분 허용 범위를 묻자 언론인 가운데는 ‘10% 이하’라는 대답이 34.7%로 가장 많았다. ‘20% 이하’는 24.8%, ‘30% 이하’는 19.8%로 조사됐다. ‘30%를 초과해도 좋다’는 의견은 14.9%였다. 허용에 찬성하는 언론학자들은 ‘20% 이하’라고 대답한 경우가 34.5%로 가장 많았다. ‘10% 이하’는 19.5%, ‘30% 이하’는 18.6%였으며 ‘30% 초과’도 23.9%로 많은 편이었다.
신문사의 종편 소유 반대 응답은 언론인·언론학자 모두 대기업의 경우보다 조금씩 낮았다. 언론인 70.8%가 반대했고 26.0%가 찬성했다. 언론학자는 58.0%가 반대, 40.7%가 찬성이었다.
언론인 가운데 찬성하는 사람들의 23.8%는 신문사의 종편 소유 지분을 20% 이하로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10% 이하’는 23.1%로 그 다음으로 많았다. ‘30% 이하’는 19.2%, ‘49% 이하’는 12.3%, ‘49% 초과’는 16.2%였다.
언론학자 가운데서는 20% 이하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37.7%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 이하’(17.2%), ‘30% 이하’(16.4%), ‘49% 이하’(13.9%), ‘49% 초과’(12.3%)의 순으로 나타났다.
<보도전문채널 소유>
언론학자, 보도전문채널 소유에 가장 부정적보도전문채널을 추가로 허가할 때 대기업이 지분을 소유하도록 하는 방송법 개정안은 언론인 81.0%, 언론학자 70.3%가 반대했다. 이는 종편 소유 허용 반대보다 더 높은 수치다.
특히 언론학자들의 반대 의견은 지상파 반대(67.0%)와 종편 반대(61.0%)보다도 높았다.
신문사의 보도전문채널 소유는 언론인 64.0%(찬성 33.4%), 언론학자 54.0%(찬성 45.0%)가 반대했다. 찬성한 응답자 가운데 신문사의 보도전문채널 지분 소유 범위는 언론인의 경우 10% 이하(25.1%)가 제일 많았으며 ‘20% 이하’(23.4%), ‘30% 이하’(18.0%), ‘49% 초과’(17.4%), ‘49% 이하’(10.8%)의 순이었다.
언론학자 중에서는 ‘20% 이하’가 적당하다고 본 응답이 29.6%로 가장 많았으며 ‘30% 이하’(20.7%), ‘10% 이하’(20.0%), ‘49% 이하’(17.8%), ‘49% 초과’(10.4%)의 순서로 나타났다.
<신문사 방송 진출시 사전조치>
“유가부수공개·불공정행위 금지” 대다수신문이 방송에 진출하려면 각 신문의 시장 점유율을 알 수 있도록 유가부수가 공개돼야 한다는 데 언론인 85.8%, 언론학자 91.3%가 찬성했다.
또한 무가지나 경품 등 부당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언론인 89.4%, 언론학자 91.0%가 찬성했다.
프랑스와 영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시장 점유율이 일정 정도 이상인 신문의 방송 겸영을 금지하는 조처’에 대해서는 언론인의 76.6%, 언론학자의 71.0%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언론인 20.4%, 언론학자 25.0%를 기록했다.
미국처럼 ‘일정 규모 지역 내에서 신문 방송 겸영을 금지하는 조처’에는 언론인 67.6%, 언론학자 68.7%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불필요하다는 의견은 언론인 26.2%, 언론학자 27.7%를 기록했다.
‘신문과 방송의 점유율을 합쳐 일정한 상한을 두는 조치’에는 언론인 78.2%, 언론학자 79.7%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은 언론인 18.2%, 언론학자 16.0%였다.
<미디어위·사이버모욕죄 쟁점>
“종편 등 추가 도입땐 방송 품질 저하 우려”언론인의 77.8%는 종편이나 보도전문채널이 추가로 도입되면 방송사의 경영악화와 방송품질이 저하된다고 우려했다. 언론학자들은 58.0%가 이 같은 의견에 동감했다.
대기업과 신문사가 방송에 진출하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언론인 73.4%, 언론학자 65.3%가 동의하지 않았다.
여론 다양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주장에는 언론인 77.0%, 언론학자 71.0%가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또한 언론인 79.6%, 언론학자 67.7%는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바라봤다.
지난 2월 여야 합의로 출범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가 여론 수렴 활동을 잘하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언론인의 87.0%가 부정적(매우 잘못 53.8%, 대체로 잘못 33.2%)으로 답변했다.
언론학자들도 83.3%(매우 잘못 47.7%, 대체로 잘못 35.7%)가 이같이 대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언론인 8.6%(매우 잘함 0.6%, 대체로 잘함 8.0%), 언론학자 12.3%(매우 잘함 0.7%, 대체로 잘함 11.7%)에 그쳤다.
“국민여론 수렴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임시국회 표결 처리를 6월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에는 언론인 87.6%, 언론학자 81.6%가 찬성했다.
정보통신망법 상 사이버모욕죄 도입에는 언론인 78.6%, 언론학자 76.3%가 반대했다. 찬성은 언론인 19.6%, 언론학자 20.0%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