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앞두고 진보, 보수지를 모두 일제히 영결식 추도사설을 썼다.
신문들은 29일자 사설을 통해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적‧사회적 통합’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도태도를 반성하는 자성의 사설도 실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이번 일이 촛불시위로 번지지 않을까 경계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경향 “언론책임론서 자유롭지 못해” 경향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나 보내며’(31면)에서 “고인의 죽음에 대한 언론의 책임론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돼야 한다”며 “그들은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 저항했던 고인에게 앙갚음이라도 하듯 몰아 세웠고, 고인은 검찰의 언론 플레이만으로 ‘640만달러짜리 서민대통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경향신문도 그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새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은 우리가 나아갈 길로 정치적 화해와 사회적 통합을 거론한다. 현 정권은 물론 고인을 추모하는 시민들이나 진보 보수 진영 사람들도 그러한 원칙에 반대할 리 없다”며 “우리 역시 화해와 통합이 지역이나 이념, 빈부격차 등으로 분열된 우리 사회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국민 “통합.타협 정치 가야” 국민일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遺志를 받들자’(27면)라는 사설에서 “영결식은 또한 한국 민주주의 성숙과 발전을 위한 성찰의 기회가 돼야 한다”며 “이번 비극도 근본적으로 보면 민주주의 취약성 때문에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끝으로 이러한 후진적 정치문화는 종말을 고해야 한다”며 “분열과 투쟁의 정치는 통합과 타협의 정치로 바꾸어야 한다”며 “그것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더 가치있고 빛나게 하는 일이며 고인의 유지를 받드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화합과 화해 출발점 계기”
서울신문은 ‘마지막 가는 길 경건하고 엄숙하게’(31면)라는 사설을 통해 “일부 보수논객들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폄하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데 그 또한 자제해야 한다. 민주당 역시 노 전 대통령 서거를 정쟁화하지 말아야 한다”며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화합과 화해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제 남은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던진 화두인 화합.화해의 실천에 힘써야 한다”며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 이후 자칫 국론분열 현상이 심화되지 않도록 정치권을 포함한 모든 국민들이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계 “정치적 악용 역풍 맞을 수도” 세계일보는 ‘국민장 이후 정국 불안 없도록 합심해야’(23면)라는 사설에서 “정부는 국민의 상심과 허탈한 마음을 진심으로 어루만져야 한다”며 “그러면서도 사회불안세력에겐 조금의 빈틈을 보여선 안 된다”고 밝혔다.
또 “야당과 노동‧시민단체도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다 역풍을 맞을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며 “국민장 이후 모두 차분하게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 “정치 공세 경계” 조선일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며’(27면)에서 “국민이 지금 정부에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포용력이다. 검찰 수사가 전직 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내몬 것은 아닌지, 이 정부 출범 후 거듭된 특정 편중 인사가 나머지 국민의 등을 돌리게 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일들이 많다”며 “대통령과 여권은 국정 운영과 인사에 대한 일대 쇄신에 나서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고 애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나타난 추모 분위기에 편승해 이 문제를 정치 공세의 소재로 삼으려 하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정치 도의에 맞지도 않는 일”이라며 “민주당은 추모 열기를 촛불시위로 변질시키려 하는 거리의 세력에 편승하려 할 게 아니라 정치의 중심을 회복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앙 “과격한 집단 행동 우려” 중앙일보는 ‘전국적 추모 열기 민주발전 밑거름으로’(38면)에서 “장례가 끝나는 오늘부터 ‘무질서’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적지 않다”며 “추모 열기가 이명박 정권과 특정 사회세력을 규탄하는 과격한 집단행동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또 “전직 국가원수의 투신이라는 충격적 사건은 국민장으로 정리하고, 사회는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지금은 경제위기의 한복판이고, 더구나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불안한 상황이다. 추모 열기를 엉뚱한 방향으로 발화시킬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 “방관자로서 반성” 한겨레는 ‘‘바보 노무현’을 보내며’(27면)란 사설을 통해 “그는 모든 권위를 내던지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사회개혁가였다”며 “그는 검찰권력을 포기하고, 언론권력과 타협하지 않고, 수도권 기득권층과의 일전을 불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과 보수언론, 그리고 이명박 정부는 그의 소박한 삶마저 철저히 짓밟아버렸다”며 “그 과정에서 그가 느꼈을 치욕과 좌절을 생각하면 방관자로 뒷짐 지고 있었던 우리가 한없이 부끄럽고 참담해진다”고 덧붙였다.
한국 “관용과 화해 계기” 한국일보는 ‘노 전대통령을 보내는 날의 다짐’(35면)에서 “비극의 출발점인 ‘친인척 비리’를 근절할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누구든 다시 맛보게 될 통한”이라며 “과거 정권에 대한 지나친 차별화 의욕이 전.현 정권 사이의 갈등을 빚고, 그것이 과거 정권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를 부르는 요인의 하나가 된다. 더욱이 그런 수사가 여론과 대중매체의 경박성과 결합돼 대중의 폭발적 증오와 냉대를 낳는 현상에 대한 사회적 반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제는 가라앉아 서민생활을 위협하고, 북한의 핵실험과 안보위협에 따른 불안도 커지고 있다”며 “여야가 눈앞의 정치적 이해에 매달려 갈등을 키워나가려고 해서는 안된다. 화합과 소통을 위한 각 정파의 노력은 국민 모두가 관용과 화해의 정신을 가질 때 촉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동아일보는 이날 관련 사설을 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