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검찰 언론플레이…언론도 맞장구

'언론계도 자성 필요' 안팎 지적…"왜 그에게만 가혹했나" 주장도

장우성 기자  2009.05.27 14:21:26

기사프린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맞아 언론계도 자성이 필요하다는 안팎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 권력에 대한 적절한 견제장치의 부재, 검찰의 정치적 수사 논란 등도 전직 대통령의 서거라는 비극적 사건을 일으킨 근본 원인이나 언론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검찰 수사 보도 관행이 꼽히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이 검찰이 공식적으로 발표하거나 은밀히 흘리는 정보를 경쟁적으로 받아쓰기에 그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 비리 관련 보도는 언론이 검찰의 언론 플레이에 이용당한 전형적인 케이스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권력기관의 언론 플레이는 기본적으로 ‘팩트’를 매개로 이뤄지나 취재원이 스스로 유·불리 를 판단하고 선별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데 함정이 있다는 것이다.

순천향대 장호순 교수(신문방송학)는 “언론은 취재원이 제공하는 정보에 대한 사실 확인은 물론이고 어떤 배경과 의도에서 이런 정보가 공개되는지도 국민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며 “이를 데일리 보도 경쟁 시스템의 한계 탓이라고 변명하기에는 너무 비극적인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더 혹독한 비판도 제기된다. 언론이 검찰에 이용당한 것이 아닌 일종의 ‘합작품’이라는 말이다. 한 중앙 방송사의 중견 기자는 “검찰은 언론의 속성을 이용해 정보를 흘리고 언론 역시 검찰의 생리를 뻔히 알면서도 보도해온 측면이 있다”며 “이는 진보·보수 언론, 신문·방송 할 것 없이 공통된 현상이었다”고 주장했다.

사건에 대해 단편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종합적·역사적인 맥락에서 파악하는 분별력이 아쉽다는 해석도 있다.

성한표 전 SBS 사외이사는 “대통령이 재임 중에 떳떳하지 못한 돈을 받은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의 비리 의혹이 우리나라 역사상 권력형 비리에서 차지하는 위치, 대통령이 금전적 유혹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지 현실 제도 장치에 대한 점검 등 고도의 분별력을 갖고 경중을 따져 보도하기보다는 현상에만 주목해 개인에게 필요 이상의 가혹한 비판을 가하지 않았나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한표 전 이사는 “기업인이나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때는 비밀주의, 온정주의를 보여준 검찰이 유독 노 전 대통령 수사에서는 왜 이렇게 적극적이고 공개적이었는지 등의 맥락도 고려돼야 했다”고 덧붙였다.

언론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 과잉’은 아니었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가 재임 시절 ‘깨끗한 정치’를 강조하다 이율배반적으로 비리에 연루되자 일선 기자들의 큰 반감을 샀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중앙 방송사의 한 중견 기자는 “노 전 대통령 재임시절 언론과 관계가 몹시 좋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는 비판받아야 한다는 일종의 선입견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되물어봐야 한다”며 “언론이 그에 비해 과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는 제대로 비판의 날을 세워왔는지, 이 사건을 계기로 자성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