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조선∙중앙선데이 24일자 사설 분석
동아∙조선∙중앙선데이 3개 신문은 24일자 사설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일제히 애도했으며 박연차 리스트에 관련된 여권 인사 등에 대한 검찰 수사는 강도높게 계속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동아일보와 중앙선데이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정치적으로 이용돼서는 안된다”며 전 대통령의 서거가 앞으로 6월 정국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중앙일보는 일요일자는 내지않아 중앙선데이의 사설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문제를 다뤘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그를 지지하던 사람들이나, 비판하고 미워하던 사람들이나 비극적인 죽음 앞에서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며 “다만 법률가 출신의 대통령이 수사를 받다가 이렇게 극단적인 방법으로밖에 대처할 수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고 밝혔다.
중앙은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에게 가슴 밑바닥에서 차오르는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조선은 “노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조선 "세무조사 무마 로비 더 강한 강도와 속도로" 중앙 "살아있는 권력 균형있게 다뤄야"
검찰이 노 전 대통령에게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리면서 박연차 리스트 관련 수사까지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동아는 “박 전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국회의원과 법조계 인사, 전현직 고위 공직자, 그리고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는 흔들림 없이 계속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도 “‘박연차 게이트’의 현 여권 인사들과 관련된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 및 박 전 회장에게서 불법 자금을 받은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수사는 더 강한 강도로, 더 빠른 속도로 진행해 엄정하게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사건 전체에 성급한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 검찰은 차분하고 냉정하게 박연차 수사의 남은 부분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살아 있는 권력’과 관련된 부분도 균형 있게 다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동아와 중앙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앞으로 6월 정국 전개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도 비중을 둬 언급했다.
동아는 “어떤 경우에도 노 전 대통령의 비극을 국민 분열의 재료로 이용하려는 책동은 경계할 일”이라며 “일부 세력은 마치 그의 죽음에 이명박 정부와 검찰이 책임이 있는 양 선동하고 나섰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애석한 일이긴 하지만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직접적인 원인은 어디까지나 권력 비리”라고 강조했다.
동아 "갈등 풀고 통합의 미래로 나아가야" 중앙 "일부 운동권 '6월 투쟁' 앞둬 국민 걱정"
또한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국가 사회의 안정을 깨는 새로운 빌미가 된다면 고인을 욕되게 할 뿐”이라며 “우리는 고인의 대통령 재임 시 증폭됐던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의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그의 서거가 또 다른 갈등의 기폭제가 된다면 국가적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중앙도 “어느 누구도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해선 안 된다”며 “가뜩이나 강경 노조와 일부 운동권 세력의 ‘6월 투쟁’을 앞두고 있어 국민의 걱정이 작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동아와 조선은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력이 이번 비극의 원인이라며 제도적인 개혁을 주문했다.
동아는 “대통령 가족이나 친인척, 측근 인물에 대한 주변의 유혹을 감시하고 차단하려면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을 비롯한 사정시스템의 강화가 필요하다”며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사건이 보여주는 것처럼 비리 예방을 책임지고 있는 민정수석비서관까지 비리에 연루된 상황을 감안한다면 제도적 보완만으로는 부족하며 청와대 사정 업무는 사적 인연을 가진 사람을 배제하고 높은 도덕성을 갖춘 사람들에게 맡겨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조선은 “대한민국 대통령 권력은 제동 장치가 전혀 없다는 근본적 결함을 갖고 있으며 가장 큰 원인은 대통령에게 인사를 포함한 절대 권력이 무한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와 국회, 학계와 시민·사회 단체, 국민 모두가 참여해 대한민국의 부패 특히 그 가운데서도 대통령 부패에 관한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 "세무조사 탄압 등으로 언론 감시 기능 약화"
한편 조선은 한국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이 이번 비극의 원인이라고 분석하면서 노 전 대통령과 보수 신문들과 불편했던 관계를 따로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조선은 “구미 국가에선 대통령 권력을 견제하는 데 언론의 비판적 기능이 큰 역할을 하고 있으나 노 전 대통령 시절부터 홍위병에 가까운 세력들이 시민단체를 가장해 대통령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언론에 대한 전방위 공격을 퍼부었다”며 “여기에 권력의 세무사찰 등등의 탄압 방식이 얹혀지면서 언론의 대통령 권력에 대한 감시도 기대하기 힘들만큼 약화됐다. 그 결과 대한민국 대통령 권력은 감시·견제·비판으로부터 해방되면서 결국은 권력 자체의 비리의 무게로 붕괴되기까지 위태위태한 모습을 연출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