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민왕기 기자 | ||
YTN 구본홍 사장이 지난 13일 충북 청주대에서 특강을 했다. 사장이 된 지 1년 만의 보기 드문 공개행사였다. 필자도 이날 청주대를 찾아 강연을 들었다.
구 사장은 ‘글로벌시대의 창조와 도전’이라는 주제의 이 강연에서 ‘인맥’을 강조하며 학생들에게 인간관계의 노하우와 중요성 등을 설명했다. 하지만 예로 든 부적절한 일화가 실소를 자아내고 말았다.
고려대 석좌교수 시절, 한 학생에게 실력과는 무관하게 A+학점을 준 일화를 공개하며 그 이유가 수업시간 자신의 말에 매번 고개를 끄덕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 잘 보인 탓이다.
구 사장은 “시험을 못 봤는데 점수가 너무 잘 나왔다”고 문의하던 그 기특한(?) 학생에게 외려 “괜찮아”라며 다독였다고 덧붙였다. 강의를 듣던 학생들은 술렁였다.
대학 강연에서 말한 것까지 미주알고주알하는 것이 야박할 수도 있겠지만 공정성을 담보해야 하는 언론사 사장인 점을 생각하면 씁쓸함을 감출 수는 없다. 더구나 이날 강연을 들은 학생들은 갓 스무 살을 넘긴 법대 초년생들이었다.
문제는 이렇게 판단의 기준이 기본을 벗어난 ‘호불호’라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YTN 일부 간부들은 그 기본을 무시하고 있다. 지난 4월1일 YTN 노사는 ‘공정방송 제도화’를 골자로 △노사 고소·고발 취하 △노조 파업 종료 등에 합의했고, 이것이 바로 YTN 노사의 기본이자 룰이었다.
그런데 합의 후 한 달 만에 사측은 2명의 조합원에게 정직 6개월 등의 중징계를 내렸고 소위 4·1 YTN 합의정신은 훼손됐다. 그 이유가 혹여 ‘호불호’ 혹은 ‘감정’ 때문은 아닌지 걱정되는 이유다. 그것이 아니라면 YTN 정상화와 공정방송을 택한 사람들의 결정을 징계로 되갚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구 사장의 학점 산출법에 따르면 YTN 직원들 중 A+를 받을 만한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다. 반대로 수백 명의 YTN 기자들은 구 사장을 비롯한 사측에 여전히 비판적이다.
기자들은 지난해 YTN의 미래를 묻는 시험지에 ‘언론특보 구본홍 퇴진’이라고 썼다. 그리고 4·1 합의 이후엔 ‘공정방송’이라고 썼다. 세계 어느 언론을 막론하고 ‘공정 방송’이라는 답안에 해직·징계 등 F 학점을 매기는 곳이 있을까. 지금 YTN 기자들의 분노는 그래서 당연한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