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대사관이 편파적 취재 허용으로 ‘언론 길들이기’ 논란에 휩싸였다. 주한미대사관은 지난달 말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가 직접 선정한 15명의 한국계 미국인들의 작품이 걸린 관저(하비브 하우스)를 공개하는 과정에 일간지 중 일부만 초청해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미대사관 한국인 공보 담당자가 이를 항의하는 다른 매체 기자들에게 “지난해 버시바우 대사 부인 개인전에 초청한 기자 중 (개인전과) 상관없는 외적 내용(미국산 쇠고기 관련)을 꺼내 쓴 기자는 배제했다”고 밝혀 파문이 확산됐다.
주한미대사관은 지난달 29일 미 국무부의 아트 인 앰버시(Art in Ambassy)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술 담당 기자들을 관저에 초청했다. 이번 초청에 중앙 언론사 중에서는 동아 문화 매경 연합 조선 중앙 등만 대상이 됐다. 방송은 물론 일부 신문사는 초청받지 못했다. 이들 중에는 미술담당 기자단 간사도 포함돼 있었다.
대상이 되지 못한 기자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미대사관 측은 “지난해 버시바우 대사 부인 개인전 때 취재 온 기자만 불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조상인 간사(서울경제)를 비롯해 몇몇 기자들이 “당시 우리도 취재 갔었다”고 반박하자 대사관은 “그때 미 쇠고기 문제 등 외적 사안을 보도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개인전에서 국민일보 한 기자가 리사 버시바우 부인에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질문을 했으며 그는 “나도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다”고 답했다. 이를 기사화한 언론사를 부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에 기자들은 미대사관이 편파적 취재 허용으로 언론 길들이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일부 기자는 “지난해에 초청하고도 올해 초청하지 않은 것은 이중잣대”라며 “친미적 언론을 양산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신문과 서울경제는 각각 1일과 2일 기자칼럼에서 미대사관을 비판하기도 했다. 서울신문 문소영 기자는 칼럼에서 “기자들의 문의과정에서 보인 대사관측의 고압적인 태도가 문제”라면서 “앞으로 주한미대사관이 싫어하는 기사는 쓰지 말라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판에 주한미대사관은 3~4명만 초청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실제로 참여 인원은 각 사별 취재·사진기자로 모두 20명이 넘는다는 주장을 폈다. 애런 타버(Aaron Tarver) 주한미 대사관 대변인은 1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행사에 수용 가능한 최대 인원을 초청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