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보다 비중 줄었지만 관심 ‘여전’신문에서 문학이 사라진다?
한국일보 기자출신 소설가 김훈(61)씨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소설 ‘공무도하’를 연재한다고 27일 문학동네가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연필과 원고지를 고집하는 작가의 특이한 이력 때문이다.
박범신의 ‘촐라체’,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 공지영의 ‘도가니’ 등 인터넷연재소설 붐이 계속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신문연재소설은 인터넷에 밀리는 분위기다.
한편에선 독자들의 관심 이동으로 신문에서 문학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연재소설, 이젠 인터넷시대?2007년 중앙일보가 소설가 공지영씨의 ‘즐거운 나의 집’, 조선일보가 신경숙씨의 ‘푸른 눈물’에 이어 김영하씨의 ‘퀴즈쇼’, 한겨레가 황석영씨의 ‘바리데기’를 연재할 때까지만 해도 신문연재소설의 부활이라는 말이 회자되곤 했었다.
하지만 현재 연재소설을 싣는 신문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소수. 소위 제도권 작가는 조선에 연재소설 ‘불멸’을 싣는 이문열씨가 유일하다.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신문사의 경영난, 비용·지면대비 효과, 소설가들의 인터넷 선호 등 복합적인 이유로 신문에서 유명작가의 소설을 볼 기회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
종합일간지의 한 간부는 “유명소설가의 글을 실으면 신문지면도 좀 더 살아나겠지만 경영사정 등으로 아직은 검토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면대비 효과도 장담할 수 없어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1970~90년대 김주영의 ‘객주’(1979~1983년)와 황석영의 ‘장길산’(1974~1984년) 등 소설따라 신문도 바꿨다던 시절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2003년에도 문학계간지인 문학사상은 임철우의 ‘우리 사이에 강이있어’ 황석영의 ‘심청, 연꽃의 길’ 장정일의 ‘삼국지’ 등이 신문에 연재된다며 당시를 신문연재소설의 중흥기라고 표현한 바 있다. 최근 5~6년 사이 미디어환경이 급변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종합일간지의 문학담당기자는 “문학을 막론하고 전시·공연 등의 분야에서 신문이 포털 등의 마케팅이나 파급력을 따라가지 못한다”며 “연재소설의 경우만 해도 포털의 클릭수와 신문의 클릭수는 엄청난 차이가 있어 소설가들도 인터넷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래도 문학이 중요하다부동산, 주식, 건강, 영화, 대중음악, 연예 등 상대적으로 독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기사가 늘고 있는 추세라 신문에서 문학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줄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과거 한국일보 김훈·박래부 기자의 ‘문학기행’ 등 문학을 소재로 한 다양한 시도들도 좀처럼 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당시는 독자들의 관심도 높았고 회사 차원에서 지면 할애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엔 레저, 여행 등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의 한 부장급 간부는 “일례로 예전엔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면 2~3개 면을 펼치기도 했었다”며 “독자들의 관심이 문학보다 영화, 음악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보니 신문도 그 추세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사회적인 관심도에 비해 신문들이 문학을 홀대하고 있지는 않다는 지적도 많다. 과거에 비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문학을 조명하는 데 힘쓰고 있다는 것이다. 각종 문학상을 시행하며 많은 투자를 하기도 한다.
세계일보 조용호 선임기자는 “고정적으로 문학 면이 배정되고 책 소개 면 등을 통해 문학과 관련된 기사가 자주 다뤄진다”며 “신문이 문학을 홀대하기 보다는 사회적인 관심도가 과거에 비해 낮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조선은 현대시 1백주년을 맞아 ‘현대시 100년 애송시 100편’과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등을 연재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밖에 경향의 ‘이상범의 디카시’ ‘조은시인의 사진에세이’, 세계의 ‘길 위에서 읽은 시’, 국민의 ‘아침의 시’, 서울의 ‘그림과 시가 있는 아침’, 중앙의 ‘시가 있는 아침’, 한겨레의 ‘시인의 마을’, 한국의 ‘시로 여는 아침’ 등 문학을 조명하려는 작지만 의미 있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