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언론진흥재단 노골적 개입 가능성

위기의 신문산업 (3)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김성후 기자  2009.04.29 14:03:52

기사프린트



   
 
   
 
정부, 인사·예산 등 ‘쥐락펴락’ 불보듯
위원회 구조 바람직…기금 확대 필요


“우리나라 신문 지원 제도도 프랑스 못지않더군요. 특히 신문유통원 만큼 훌륭한 배달 시스템을 찾아볼 수 없었어요.” 지난 3월, 인쇄미디어 종합대책을 발표한 프랑스를 다녀온 문화체육관광부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훌륭한 제도가 왜 정착하지 못한 거죠?”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침묵을 지켰다.

2005년 1월 국회를 통과한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 보장에 관한 법률(신문법)’에 따라 그해 10월 신문발전위원회, 11월에는 신문유통원이 설립됐다. 그보다 앞선 2004년 11월에는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에 따라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이들 기구가 설립된 것은 신문사 노력만으로 개혁하기 힘든 한국 신문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외부 도움으로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들 기구는 설립 4년이 안 돼 통폐합될 처지에 놓였다. 국회에 상정된 신문법에는 신문발전위를 비롯해 신문유통원, 한국언론재단 등 다른 언론기구의 기능이 중복된다는 이유로 한국언론진흥재단으로 통합하는 조항이 들어 있다. 특별법 만료 시한이 2010년인 지발위는 일반법 전환이나 시한 연장을 골자로 한 4개 법안이 상정돼 있다.

통합의 근거는 기능 중복에 따른 운영 비효율성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상당수 해소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무 중복 문제는 신문발전위와 지발위가 출범했던 초기 문제로 시행 3년이 지나면서 역할 분담이 한층 명확해졌다는 것. 이용성 한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각 기관의 고유한 설립 목적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통합에 앞서 지원사업 성과에 대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문지원기구를 통폐합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의 신문법 개정안으로 구체화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한국언론재단은 신문발전위원회와 통합돼 한국언론진흥재단이라는 법정기구가 되며, 신문유통원을 재단의 산하 기구로 두게 된다. 또한 신문발전기금을 폐지하고 대신에 언론진흥기금을 설치하도록 했다. 이 재단의 역할은 신문 및 인터넷신문의 건전한 발전과 신문산업 진흥이다.

하지만 법안을 뜯어보면 재단 인사와 사업, 예산 등 전 분야에 걸쳐 정부가 간섭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놨다. 신문산업 지원을 빌미로 신문 지원정책을 쥐락펴락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셈이다. 문체부 장관은 진흥재단의 이사장 1명과 상임이사 3명에 대한 임면권을 갖도록 했고(제29조), 매년 예산 편성의 기본 방향과 그 규모에 대해 문체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제31조). 또한 문체부 장관이 기금 사용의 성과를 측정·평가한 뒤 재단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제36조).

이 안대로 통과될 경우 재단은 문체부의 간섭과 통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치권력에 대한 신문지원정책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독소조항들이기 때문이다. 문종대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독임제 기구가 될 경우 신문 지원정책은 정치적 외풍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면서 “기구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합의제 위원회 조직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기금의 안정적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법안은 재단의 운영재원을 언론진흥기금으로 하되 국가는 재단에 출연하거나 예산의 범위 안에서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 출연금과 기금 운용 수입금에 의존하고 있는 현 신문발전기금와 유사한 구조로 정부 간섭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기금을 2천억~3천억원 규모로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속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서다. 기획재정부 전신인 기획예산처가 방송발전기금 등 타 기금 운용, 정부 광고 대행 수수료 일부 전입 등 다각적인 재원확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