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의 공정보도 제도가 실질적인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방송사 노조 관계자들과 공방위 담당자들은 보도국 최고 책임자의 ‘중간평가제’가 실질적 견제 장치가 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중간평가제는 일반적으로 보도본부장(국장)의 임기 1년 이후 실시되고 있으나, 이로 인해 1년 사이 벌어지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실제적인 제어장치가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MBC 앵커 교체 사태에서도 보도국장의 문제가 불거졌으나 견제 장치가 없어 논란이 됐다.
또한 방송사에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사가 경영진으로 입성하는 경우 이들에 대한 견제 제도도 부족하다. YTN은 ‘낙하산 사장’ 논란이 빚어지면서 공정방송 제도 강화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그러나 사장 등 경영진이 부당하게 보도에 개입하는 문제에 대해서 방송사들은 뚜렷한 대책을 갖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사규와 노사 단협에서 경영과 보도의 분리 등을 선언하고 있지만 실제 견제책은 없다. 필요한 경우 사장이 직접 공정방송협의회에 나서서 해명하도록 하고 있으나, 공방협이 사장에까지 실질적인 조사권을 갖고 있지 않다. 때문에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MBC 노조 김주만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는 “MBC는 보도국에서 그동안 일상적으로 문제제기가 가능한 구조라 제도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다”면서 “그러나 앵커 교체 사태를 맞은 후 그렇지만은 않다는 문제제기가 기자들 사이에서 일고 있어 견제안을 강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외부의 압력을 스스로 견제할 수 있는 언론사 내부의 구조적, 문화적 개선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KBS의 경우 보도 제작 스태프에서 기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70%로, BBC의 20%의 수준과 비교하면 크게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자가 기획이나 취재, 제작 편집 등 전 과정에 간여, 업무량이 과중해 일일이 공정성을 따지는 것을 현실적으로 어렵게 하고 있다.
조직문화도 기존 수직적·위계적 질서에서 수평적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상명하달식 구조에서는 공정보도가 어렵다는 것.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순혈주의 타파를 위해 공채 제도의 개선과 다양한 경력직 사원 채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는 인사제도의 투명화도 필요하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공과는 있었으나 KBS의 팀제 개혁 등 조직 개편의 필요성을 피력하는 주장도 제기됐다.
SBS 양만희 공정방송실천위원장은 “공정방송을 저해하는 요인이 무엇이 있는지, 어떤 계기에 생겨나고 어떻게 이를 제도로 만들어야 하는지를 면밀히 따져보아야 한다”면서 “노조에 전임자가 있긴 하나 다른 업무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고 외부 모니터도 메인뉴스를 주로 검토하게 된다. 틈이 없도록 촘촘히 그물망을 짜려는 제작자, 실무자들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