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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사, 노사협의체 제도적 보장

언론사 공정보도 제도 총점검 (1) 방송

곽선미 기자  2009.04.22 14: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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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방송모니터단·SBS 외부모니터단 운영

MBC 앵커교체 파문과 YTN 사태로 인해 최근 ‘공정보도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본보가 주요 방송사와 신문사들의 공정보도 관련 제도를 조사한 결과, 사규와 노사 단체협약에서 공정보도의 목적과 의의를 명기한 곳은 많았으나 직접적인 실행으로 이어지고 있는 곳은 드물었다. 언론학자들은 유명무실화된 공정보도 제도를 실효성 있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공채 제도 철폐와 조직 개편 등을 통한 조직문화 개선으로 제도를 뒷받침해야만 제 기능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덧붙이고 있다. 이에 본보는 2회에 걸쳐 공정보도 제도를 점검한다.

우리나라에서 공정보도 제도가 비교적 잘 갖추어진 곳은 지상파 방송사다. 전파가 공공재라는 점에서 신문사에 비해 공익적 성격이 짙은 데다가 80년대 이른바 ‘땡전뉴스’ 시절을 겪으면서 공영성이 강조된 탓이다.

KBS는 영국의 BBC의 제도와 시스템을 참고해 공정방송 제도의 틀을 다졌다. 1988년 KBS 노조가 처음 설립되고 ‘방송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단체협약을 통해 공정방송 소위의 설치를 합의한 것이 시초다. 현재 KBS 단체협약에서는 공정방송추진위원회(공방위) 구성을 보장하고 있다. 매달 셋째 주 금요일 열리는 공방위는 사측에서 부사장이, 노측에서 부위원장이 대표자로 나서며 노사 동수로 각각 4~5명이 참석한다.

공방위 산하에는 보도위원회(보도본부), 편집위원회(TV제작본부), 라디오위원회(라디오제작본부)가 있다. 노조 대표로 KBS기자협회장, PD협회장, PD협회 부회장이 각각 참여한다.

보도위원회에서 기자들은 30명으로 구성된 ‘방송모니터단(단장 조현진)’을 기초 조직으로 두고 있다. 이들은 매일 지상파 3사를 비교해 모니터를 하며 간사 3명이 일주일 단위로 모니터를 해 결과를 사내 게시판 ‘코비스’에 올린다. 이를 기초로 기자협회장과 보도본부장이 참석하는 보도위원회를 소집할 수 있다. ‘성실하게 응하도록 한다’는 규정은 있지만 위반시 제재 조항은 없다. KBS 기자협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측이 거부한 사례는 거의 없다.

이와 별도로 기자대표는 매일 오전(기자협회장)과 오후(평 기자)에 보도국장 주재로 부서장들이 참석해 열리는 편집회의에 들어가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때로는 격론을 벌인다. 보도위원회 운영규정에는 하루 세 차례 열리는 회의에 기자대표가 모두 참석하도록 보장하고 있다. 공방위 개최를 실무적으로 담당하는 노조 전담 기구는 ‘공정방송실’이다.

SBS는 2004년 ‘재승인 거부’ 위기에 처하고 공정방송에 대한 안팎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공정보도 제도가 확립되는 계기를 맞았다. 이런 배경으로 SBS는 타사에 비해 외부 감시활동이 활발한 편이다. SBS는 방송법에 따라 만들어진 방송편성위원회(편성위)가 주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편성위 산하에는 본부별로 보도편성위, 제작편성위, 라디오편성위 등 3개의 조직을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보도편성위에서는 보도자문단과 모니터단(외부 모니터위원회)의 활동을 보장하고 있다. 보도자문단은 주로 전문가들이 활동하는 조직으로 2005년부터 2006년까지 2년에 걸쳐 운영되다가 현재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언론학 석·박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모니터단(외부 모니터위원회)’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SBS ‘8시 뉴스’보도를 중심으로 매일 오전 9시까지 모니터 결과를 노조 측에 보내며 노조는 사내 게시판인 ‘기자실’에 이 결과를 올린다. 해당 데스크나 기자는 모니터단의 결과를 반박, 해명하는 과정을 거친다. 진보적인 시각이 담겼다는 이유로 아예 보지 않는 기자들도 있으나 외부 감시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는 의미가 있다.

방송편성위는 편성규약을 위반한 취재와 제작 실무자에 대해 출석위원 과반수 이상의 참석으로 관련자에게 시정을 요구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하도록 정해 놓았다. 본부단위 편성위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관련 사안을 방송편성위에 상정할 수 있고 여기서도 조정이나 해결이 되지 않으면 ‘시청자위원회’의 자문을 구하도록 하고 있다.

SBS는 사측이 프로그램 개편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노조가 사전에 반대의견을 개진하고 시청자위원회에 자문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번 방송되는 자체 옴부즈맨 프로그램에서도 뉴스비평 코너를 별도로 두고 방송을 내보낸다.

1992년 노조의 50일 파업 투쟁 끝에 공방협의 실질적 강화를 이끌어낸 MBC는 보도와 관련해 기자 27명으로 구성된 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민실위)를 중심으로 사내 모니터가 활성화돼 있다. 제작 분야는 편성제작민실위가 별도로 있다. 민실위는 뉴스 모니터를 진행하고 아이템별 의견을 제시하며 보도국 내부에서 부당한 지시가 없었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분기에 한 번 민실위 보고서가 나온다. KBS(공방위), SBS(공정방송협의회)와 같이 공정방송협의회가 운영되고 있으며 문제가 발생하면 담당 책임자의 문책과 보직 변경 요구가 가능하다. MBC는 조직문화 자체가 사내 감시를 활발히 하는 편이나, 이번 앵커교체 건으로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들 방송사에서 공정방송협의체는 매달 정기적으로 열린다. 그러나 YTN의 경우 단체협약에서 공정방송협의회 구성을 보장해놓고 있음에도 실제 회의는 거의 열리지 않아 YTN 사태 당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YTN 노조는 최근 보완한 공정방송 제도를 내놓고 사측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곽선미 기자 gsm@journalist.or.kr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




   
 
  ▲ MBC 앵커 교체와 YTN 사태 등을 계기로 ‘공정보도의 제도화’가 화두가 되고 있다. 사진은 신경민 앵커 교체에 항의해 보도국장 사퇴 등을 요구하며 보도국 내에서 침묵시위를 벌이는 MBC 기자들의 모습.(사진제공=MBC 차장·평기자 비상대책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