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이 임금 삭감 등으로 ‘경제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던 임금이 지난해 글로벌 경제 위기 여파로 인해 바닥을 치고 있다.
실제로 인천일보 노사는 지난달 16일 월 1백20만원(세후 기준)과 상여금 반납 등에 합의했다. 경인일보 역시 노사합의에 따라 지난달 10일 상여금 1백60%를 반납하기로 했다. 광주일보도 유급휴가를 실시하고 있고, 매일신문과 부산일보는 구조조정에 나선 지 오래다.
중앙일간지 역시 예외는 아니다. 경향신문은 임금이 체불되고 한겨레와 매일경제 등은 상여금 일부를 반납했다. 그나마 상황이 나은 메이저신문들도 임금협상을 회사 쪽에 일임하거나 동결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게다가 KBS MBC 등도 경비절감 차원에서 특파원을 줄이면서 기자들의 희망도 하나씩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점은 임금삭감이 가정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 대부분 기자들은 그동안 사명감 하나로 버텨왔지만 줄어든 급여 때문에 생계조차 위협을 받고 있다. 일부 지방지 기자들의 경우 대출받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또한 경제력이 낮아지면서 주거공간의 ‘연쇄 이동’도 불가피해지고 있다.
인천일보 한 기자는 “대부분 맞벌이를 하지만 혼자 버는 경우나 타지 출신들은 힘들다”며 “상여금 등을 반납하면서 집을 줄여서 옮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투잡(Two Jobs)도 쉽지 않다. 그동안 기자들이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중 하나인 방송출연 역시 방송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자체 제작으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직 또한 녹록지 않다. 언론사 간 이동이 더욱 힘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홍보 업종도 ‘경기 선행지수’를 타면서 자리가 대폭 줄어들었다. 이 같은 상황은 많은 기자들을 잠재적인 이직자로 떠밀고 있다. 더구나 편집국 안에서도 경제적 논리가 우선되면서 자칫 기자들의 펜이 무뎌질 수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 중앙일간지 중견 기자는 “사기 저하는 지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일정정도 연차가 된 기자들은 업무에 있어 하루하루 면피만 하고 그 이상은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 때문에 급여 이외에 취재비나 교통비 등 고정비용 부분에 대한 회사 측의 최소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상여금이나 임금 반납 등을 통해 아낀 인건비 중 일부를 이 같은 비용으로 전용하자는 것. 한 기자는 “신용불량자 위기에 처한 기자들을 위해 회사가 반납한 임금의 일정 부분을 생계비 명목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언론재단에서 지원하는 생활자금의 경우에도 기자들의 퇴직금이 줄어든 상태에서 최대 대출이 가능하도록 회사 측이 연대보증을 하는 등 다각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