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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위원회 초반부터 난항

회의공개 등 운영방식 합의 못하고 폐회

장우성 기자  2009.03.20 21: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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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디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우룡 강상현 공동위원장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공동위원장 김우룡∙강상현)가 실질적인 첫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운영방식조차 합의에 이르지 못해 초반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미디어위원회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회의 공개 여부와 여론조사 실시 등 운영 전반을 놓고 토론을 벌였으나 위원회의 약칭을 ‘미디어위원회’로 한다는 것과 대략적인 의제 이외에는 합의를 보지 못했다.

오전 10시부터 개회된 회의는 김우룡 공동위원장이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며 기자들의 퇴장을 요청, 여야 위원들 사이의 설전으로 시작됐다.

양측은 이날 회의는 일단 공개로 진행하기로 하고 논의를 벌였으나 결론을 짓지 못했다.


“편파보도 우려” “필요할 경우 비공개” 맞서


한나라당 측 추천위원들은 회의 공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TV 생중계와 언론의 보도를 우려했다.

명지대 최선규 교수는 “회의 공개는 자유로운 토론을 막을 수 있으며 파행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생중계를 하게 되면 일부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시민을 위한 변호사들' 이헌 대표는 “카메라 앞에 있으면 얼굴이 굳고 말을 잘 못하겠다”며 “의사 결정 과정이 기록된 회의록 등은 공개됐을 때 업무의 공정한 처리가 현저히 저해될 경우 안할 수도 있다는 판례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병혜 전 KBS 앵커는 “TV 중계는 녹화든 생중계든 안하는 게 좋다”며 “방송 생리상 다 보여줄 수 없고 앞뒤를 잘라 쓰고 싶은 부분만 쓰게되는데 이럴 경우 오해받을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했다.

여당 측 추천위원들 일부는 회의 공개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실크로드 CEO포럼 변희재 회장은 “회의는 속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사실상 공개가 된다”면서도 “굳이 취재진이 들어오겠다면 보도의 왜곡을 막을 수도 있으니 공개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인터넷미디어협회 강길모 회장은 “어차피 회의는 속기록 등을 통해 공개될 수 밖에 없으며 공개∙비공개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며 “나머지는 절차와 방법의 문제”라고 했다.

야당 측 추천위원들은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일부 필요할 경우 비공개를 허용하자는 태도를 보였다.

언론노조 유성우 정책실장은 “회의를 공개하면 정당 대리전이 되고 인신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왜 위원들이 정당의 눈치를 보고 인신공격을 우려하는가”라며 “소신있는 발언하러 온 것 아닌가, 제발 뒤에 있는 정당을 보지말고 앞의 국민을 보자”고 주장했다.

공공미디어연구소 조준상 소장은 “여야 추천 위원들은 어차피 각 당의 입장에 가까운 사람들”이라며 공개된 회의에서 설득력있게 이야기하면 되며 특별한 경우 별도 협의를 해서 비공개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진과 창조모임 측 추천위원인 고려대 박경신 교수는 “공개 문제는 선진적인 문화를 따라가야한다”며 “비공개가 필요할 경우 요청을 하고, 그 자리에 표결해서 처리하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야당 측 추천의원 대변인인 이창현 국민대 교수는 “공개를 원칙으로 하되 상황에 따라 생중계 등은 제한할 수 있는 걸로 합의하자”고 제안했으나 결국 여당 측 위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여론조사 “문방위에서” “우리가”


여야는 여론조사 실시를 놓고도 팽팽하게 맞섰다.

최선규 교수는 “학자도 내리지 못하는 결론을 일반인에게 물어보는 것은 문제”라며 “여론조사는 문방위가 복수의 기관에 의뢰해서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헌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다고 위원회가 거기에 맞춰 가야 하는가”라며 “우리가 하지 않아도 언론이나 여론조사기관에서 많이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선진과 창조모임 측 추천위원들은 의견이 엇갈렸다. 자유선진당에서 추천받은 문재완 한국외국어대 교수도 “여야 합의안에 보면 문방위에서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도록 돼있다”며 “이 위원회는 자문기구로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야지 문방위가 할 일을 해선 안된다”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창조한국당이 추천한 박경신 교수는 “문방위에서 한다고 해서 우리는 못한다는 말은 될 수 없다”고 해석했다.


민주당 측 위원인 김기중 변호사는  여론수렴을 문방위의 일로 제한하면 위원회는 할일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합의문의 내용은 사회적 논의기구를 1백일 동안 운영하고 문방위에서 이를 통해 여론수렴을 거쳐 표결한다는 뜻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측은 “여론조사 실시문제는 일단 간사 합의 사항으로 유보하자”고 제안했으나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 간사 오만하다” “김우룡 위원장 결례”


가시돋힌 발언들도 이어졌다.

변희재 회장은 민주당 전병헌 문방위 간사의 발언 이후 “국회에서 처리 못해서 위원회가 구성됐는데 각계 각층 전문가들을 가르치려 드는 오만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문제”라며 “3당 간사들의 발언은 자제시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영 전 부산 MBC 사장도 “인신공격을 스스럼없이 하고 전문가 집단다운 모습 대신 대중영합적인 여론조사 등을 계속 주장해선 안된다”며 “국회에서 제대로 못해 싸움질하다가 그 나쁜 모습이 2주만에 우리 위원회에 전염됐다”고 야당 측을 공격했다.

유성우 정책실장은 “김우룡 위원장은 소위원회에 자의적으로 불참했고 강상현 위원장은 성의있는 자세를 보였다”며 “공동위원장으로서 결례 아니냐”고 따졌다.


이밖에도 양측은 공동위원장의 소위원회 참석 및 구성 문제, 지역공청회 개최 횟수 등을 놓고도 격론을 벌였으나 의견일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의 약칭을 '미디어위원회'로 하고, 의제를 △신문·방송 겸영과 여론다양성 △방송 산업 진입규제와 공공성 △인터넷과 사이버모욕죄 △IPTV법 등 기타 등 4가지로 한다는 데는 윤곽을 그렸다. 4~5월에 주제별 논의를 거쳐 6월에 보고서를 작성한다는 대략적인 일정은 잡았다.


다음 전체회의는 27일 오전에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