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관영화’와 신뢰성 논란이 계속되던 KBS가 신영철 대법관 재판 개입과 탤런트 고 장자연 씨 문건 파문 등 연이어 단독보도를 터뜨리고 있다. 그러나 보도국 기자 사이에서는 “바람직한 현상이나 앞으로 권력 비판적 보도를 제대로 하는가가 관건”이라는 말도 나온다.
KBS는 5일 첫 보도를 낸 이후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 의혹을 제기해 신 대법관이 대법원 윤리위원회에 회부되는 데 이르렀다.
일주일이 지난 13일에는 언론계를 비롯한 사회 유력인사들을 상대로 술접대와 잠자리를 강요받았다는 고 장자연씨의 자필 문건을 단독 보도해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KBS는 장자연 문건의 존재가 알려진 뒤 경찰팀 강남 라인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취재에 나선 결과 예상보다 빨리 확보에 성공, 현재는 경찰팀 전체가 투입되다시피 해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일선 기자들은 이를 계기로 보도국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전한다. 한 기자는 “신 대법관 건의 경우 ‘이게 방송에 나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었고 장자연 사건은 ‘KBS가 이런 건까지 나서야 하느냐’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열심히 뛰어 ‘팩트’를 잡으면 된다’며 고무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16일 저녁에는 이병순 사장이 사회팀에 직접 내려와 노고를 치하하며 금일봉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도국이 그동안의 불신을 씻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논문 중복 게재’ 단독보도는 다른 대접을 받았다. 7일 9시뉴스의 첫 보도는 17번째 꼭지에 배치됐다. 추가보도가 나온 9일과 16일은 각각 20번째, 30번째 꼭지에 들어갔다. 그나마 16일치 보도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을 이유로 후속 추가 취재 내용을 1분54초짜리 리포트에 무리하게 압축시켜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국의 또 다른 한 기자는 “현 보도국 간부들이 공직자 검증 등 권력 비판적인 보도에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관건은 KBS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을 어떻게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보도국의 다른 중견 기자는 “이번 특종은 반향이 컸으나 청와대나 한나라당 등 권력의 핵심부에 관련된 것은 아니었다”며 “권력의 중심을 향한 비판적 보도는 여전히 장벽이 있으며 앞으로 어떤 보도가 나오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