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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동력 필요…일단 찬성"

미디어법 상정에 대한 10개 신문사 경영진 입장

민왕기 기자  2009.03.11 14: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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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노리겠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가능성 ‘자살행위’


신문사 경영진은 한나라당 발의 미디어법에 대해 어떤 속내를 가지고 있을까. 신문산업의 위기에 따라 성장 동력 찾기에 부심하고 있는 경영진은 대부분 개정안을 반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사설과 기사를 통해 자사의 입장을 밝혀온 조선·중앙·동아·한겨레·경향 등을 제외한 국민·세계·서울·한국·문화·매경·한경·헤럴드·파이낸셜뉴스·머니투데이(무순·표 순서와 다름) 등 10개 중앙 종합일간·경제신문 경영진을 인터뷰한 결과 7개 신문사가 찬성, 3개 신문사가 ‘미정’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반대한다고 답한 신문사는 한 곳도 없었다. “미정”, “논의된 바 없다”고 답한 언론사는 종합일간지가 1곳, 경제신문이 2곳이었다. 다만 회사의 공식입장이 아닌 경영 간부의 사견임을 전제한 언론사도 소수 있었다.

“개정안 일괄 통과시켜야”

미디어법 개정안에 찬성하는 7개 신문사들은 △신문·방송 겸영 △지상파 진출 △종합편성·보도PP 채널 진출 등이 모두 통과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상파 문제에 대해서도 “대기업을 참여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G신문은 ‘지상파 지분 20% 및 케이블 종편·보도PP 49% 소유 제한’ 규정에 대해 “진입 장벽이 생기면 별 매력이 없다”며 “이런 제한 규정을 모두 없애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C신문은 “지상파, 케이블 종편·보도PP 중 어느 한 곳만을 열어놓는다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보더라도 맞지 않다”며 “지상파 진출에 관해서도 가능성마저 닫아놓는 것을 반기는 신문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F신문은 ‘지상파 진출은 현실성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선 지상파든 케이블 종편·보도PP든 투자할 여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법적인 통과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새로운 성장동력 필요하다”
신문사 경영진은 지상파·종편·보도PP 진출에 대한 현실성 보다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 경영진이 미디어법 개정안을 반기는 이유는 ‘신문산업의 위기’, ‘새로운 성장동력’ 등으로 요약된다.

A신문은 “인쇄매체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며 “종이신문·온라인보다 좀더 외형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바로 방송”이라고 답했다. 또한 “미국 유력 신문들이 인쇄매체를 포기한 것처럼 한국도 그런 날이 닥칠 수 있다”며 “우리 회사의 경우 케이블TV에 대한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I신문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신문으로 생존하라고 한다면 재단을 가지고 있는 신문 몇 개만 살아남을 것”이라며 “어떤 신문사든지 방송 보도를 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속내일 것”이라고 밝혔다.

H신문 역시 “대기업이 언론을 장악해서 여론을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것을 막는 제도적 견제장치는 필요하다고 본다”면서도 “신문사의 생존을 위해서는 방송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더 많다”고 말했다.

기업-신문사 컨소시엄 ‘촉각’
경영진은 신방 겸영 시 조·중·동 등 거대신문과의 격차가 벌어질 것을 우려하면서도 기업을 포함한 신문사끼리의 컨소시엄을 통해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한 신문사 고위간부는 “벌써 기업이 언론사에 컨소시엄 제안서를 보내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다”며 “조·중·동만 방송에 진출할 것이란 진단은 선입견”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 군데 힘으로 되지 않는다면 신문사간 협력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신문사 간부 역시 “거대신문에 비해 자본이 없다 보니 격차는 분명히 벌어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현 상황에 안주한다면 해답이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장 우리가 취할 것이 없더라도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추후 기업 등과의 연계를 모색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삼성과 CJ, 중앙일보의 컨소시엄과 현대와 현대백화점(HCN), 문화일보의 컨소시엄 가능성 등을 살피고 있다. 그만큼 경쟁언론사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형편이다. 모 언론사의 방송사 인수설 등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치밀한 검토 없는 찬성 ‘우려’
신문사 경영진의 상당수가 신문·방송 겸영을 포함한 지상파·종편·보도PP 진출 등을 반기고 있지만 치밀한 검토 없이 ‘가능성’만을 이유로 찬성하는 것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실제 “당장은 여력이 없다”면서도 “법안 개정 후 향후를 노리겠다”고 답한 경영진이 상당했다. 이같이 자사의 방송 진출이 실익을 거둘 수 있느냐에 대한 분석은 미비한 형편이다.

기존 채널을 인수하지 않는 한 신문의 종편·보도PP 진출은 막대한 초기비용이 든다. 한국언론재단 김영주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YTN·MBN 역시 5~10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때문에 방송진출에 대한 위험 부담이 큰 상황에서 ‘일단 찬성’을 외치는 것은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반면 케이블TV에 뛰어든 신문사가 많은 상황에서 경영진이 미디어법 개정안에 찬성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진단도 많다.

기업과의 컨소시엄도 문제로 대두된다. △기업과의 컨소시엄 성사 여부 △CJ, 태광, 현대백화점 등 기존 케이블 사업자들의 독점 가능성 △컨소시엄을 통한 기업의 압력·영향력 확대 등 언론환경을 둘러싼 문제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없는 형편.

이 때문에 ‘불확실한 수익성’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자살행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