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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나라당에 밀렸다"

미디어법, 방송사 지회장들에게 듣는다

장우성 기자  2009.03.04 14: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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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시한 벌어도 달라질 것 없어

이번 언론노조의 미디어악법 저지 총파업에 대부분의 방송사들이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CBS, MBC, SBS, YTN과 최대 지상파 방송사로서 파업찬반투표 도중에 여야합의 국면을 맞은 KBS 지회장으로부터 이번 여야합의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정국 전망, 미디어법과 관련해 자기 소속사의 현안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가나다 순>

권태훈 SBS 지회장 "종합편성채널 도입 신중해야"


   
 
  ▲ 권태훈 SBS지회장  
 
여야합의는 일단 긍정적으로 본다. 그러나 그 배경에 4월 재보선이 깔려 있다. 언론법에 대한 진지한 논의보다는 여전히 정치적 이해관계라는 복선이 있어 아쉽다.
언론법에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들은 6월 임시국회 통과를 기정사실화하고 준비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민주당의 재보선 승리 여부다. 시간은 유예됐지만 법안이 통과되는 큰 방향은 변함이 없을 듯하다.
방송시장의 경쟁체제 도입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종합편성채널 부분은 SBS에도 큰 문제가 된다. 지상파에 비해 케이블TV는 규제가 약하다. 이 때문에 지상파뿐 아니라 종합편성채널을 허용하는 문제 역시 신중해야 한다. 시민단체들도 지상파에 상대적으로 케이블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처한다. 그런 시각차도 해소돼야 한다.

민필규 KBS 지회장 "한나라당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


   
 
  ▲ 민필규 KBS지회장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힘에 밀려 매우 불리하게 합의했다. 국민 대다수가 미디어법을 반대하고 있는데 오히려 한나라당이 자기들 원하는 대로 끝까지 밀고 가도록 하는 편이 나을 수 있었다. 한나라당이 자신들의 수적 우위를 이용해 통과시킬 명분을 준 것 같아 아쉽다.
앞으로 정국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한나라당은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사회적 논의기구를 자문기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결국 야당이 들러리를 서는 것 아닌가.
KBS는 5일까지 치러질 ‘미디어관련법 반대와 공영방송 사수 투쟁 총파업’ 찬반투표가 관건이다. 압도적 가결이 필요하다. 또한 KBS 노조가 미디어관련법과 공영방송법에 따로 접근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두 법안은 결국 동일선상에 있다. 노조도 분리해서 사고하기보다는 같은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

이용문 CBS 지회장 "재보선이 향후 정국 변수"


   
 
  ▲ 이용문 CBS지회장  
 
여야 합의로 일단 1백일을 벌었다. 논의기구에서 다루는 것까지는 좋다. 그러나 재벌과 신문사의 방송 참여로 결론이 난다면 시간만 벌었을 뿐 달라지는 게 없다. 합의가 되더라도 한나라당이 부결시킬 수도 있다.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금 의석 수를 보면 한나라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앞으로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한다면 원안대로 밀어붙이기는 힘들 것이다.
CBS는 조·중·동이 지상파까지 진출한다면 신문에 그쳤던 영향력이 더 극대화되고 사회의 여론 다양성을 해칠 것을 우려해 총파업이라는 강수를 뒀다. 앞으로 민영미디어렙이 수순일 것이다. 이럴 경우 상업성 강한 방송 이외에 다양한 여론 형성에 기여해온 CBS나 지역민방의 존립기반이 약화될 것이다.

이주승 MBC 지회장 "논의는 이제부터, 긴장 풀지 말아야"


   
 
  ▲ 이주승 MBC지회장  
 
여야합의는 기본적으로 시간을 연장시킨 것에 불과하다. 1백일을 거친다고 해도 과연 전향적인 결과가 나올까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러나 최대한 얻어낼 것은 얻어냈다. 재벌과 보수 언론에의 지배권을 막아내는 기초적인 출발은 됐다. 앞으로 사회적 논의기구가 가동되더라도 보수언론의 압박은 계속될 것이다. 여러 가지 갈등구조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언론악법 저지 파업이 두 차례 이어지면서 우려도 했다. 결론이 지지부진해지면 파업의 힘이 떨어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마감시간을 정했다는 것 자체는 동력을 집중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6월이라면 다시 기자들의 동력을 추스르기에 효율적인 면도 있다.
한나라당이 대기업과 신문사의 지상파 소유 지분을 조정하겠다는 말을 흘리고 있는데 긴장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 0%로 하든, 몇 %로 하든 본격적인 논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호준석 YTN 지회장 "보도채널 문제 심도있는 논의를"


   
 
  ▲ 호준석 YTN지회장  
 
직권상정 강행처리를 막은 것은 다행이다. 독소조항의 철폐와 개선이 과제로 남았다.
앞으로 논의과정에서 보도전문 채널 문제가 간과돼서는 안 된다. YTN의 경우 공공성이 유지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돼야 한다. 대기업과 신문사의 지상파 소유 허용만 부각되고 보도전문채널 부문은 그냥 지나치는 측면이 있다.
보도전문채널은 우리 시장의 규모로 볼 때 2개 이상 존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거대 신문들이 여론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보도전문채널의 공공성이 유지되는 게 바람직하다. 1백일 동안 보도채널의 공공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심도있는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