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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소명 지키는 최소한의 싸움"

YTN·SBS 노조 제작 거부…각각 출정식·비상총회 개최

곽선미 기자  2009.03.02 13: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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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TN 노조는 2일 오전 10시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1층에서 제작 거부 투쟁 출정식을 개최했다.  
 
YTN과 SBS 노조가 2일 오전 제작 거부 투쟁에 돌입했다. 

양사 노조는 이날 전면 제작 거부에 들어갔으나 송출 등 방송에 필요한 최소 인력, 보도 투쟁을 벌이는 기자와 PD는 제작 거부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미디어관련법이 직권 상정 처리될 경우 총파업에 즉각 돌입한다는 계획이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YTN 노조(위원장 노종면)는 2일 오전 10시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1층 로비에서 2백여명의 조합원들이 모인 가운데 ‘제작 거부 투쟁’ 출정식을 가졌다.

1995년 3월1일 개국 이래 단 한 번의 제작거부·파업을 벌인 적이 없는 YTN 노조는 이번 투쟁으로 만 14년 만에 첫 제작 거부 투쟁에 나서게 됐다.

노종면 노조위원장은 “이렇게 많은 조합원이 공정방송을 지키자는 한 마음으로 제작 거부 투쟁의 깃발을 올렸다”며 “가본 적이 없는 길이기에 주저하고 고민했으나 오늘 그것이 얼마나 기우였는가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우리는 언론노동자이기 이전에 언론인이라는 직업인의 소명을, 명분을, 양식을, 상식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의 법안이 갖는 의미는 재벌방송, 조중동방송을 만들어서 낙하산을 투하하지 않고도 친 정권방송의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법안이 통과되면 YTN이 생명처럼 지켜온 공익과 중립의 가치는 힘과 자본의 논리 앞에 좌절되고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서 방송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며 “이 싸움에 노와 사가 따로 있을 수 없는 이유다. 지금이라도 회사는 조합원들의 뜨거운 결의와 주장을 받아들여 언론악법 저지 투쟁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투쟁 결의문, 특보에서 “YTN은 대선 승리의 전리품이 아니며 재벌과 족벌신문의 먹잇감은 더더욱 될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은 과거 언론 장악을 시도한 역대 정권의 실패를 교훈 삼아 하루 빨리 상식과 양심이 소리에 복종하라”고 밝혔다.

앞서 YTN은 노조의 제작거부 방침이 알려진 1일 입장을 내어 “노조의 제작거부는 명백한 불법 파업”이라며 “24일까지 방송통신위원회에 공정성,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이행계획을 내야하는 상황에서 파업은 너무 위험하다. 법률과 사규에 따라 엄정대처 하겠다”고 주장했다.



   
 
  ▲ SBS 노조는 2일 오전 11시 서울 목동 SBS 사옥 1층 로비에서 조합원 비상총회를 갖고 전면 제작 거부에 돌입했다.  
 
SBS 노조(위원장 심석태)도 이날 오전 11시 서울 목동 SBS 사옥 1층 로비에서 조합원 3백여명이 모여 비상총회를 열고 제작거부 투쟁에 들어갔다.

노조의 이번 제작 거부는 지난해 말 언론노조 총파업 당시 진행한 1차 부분파업에 이어 사상 두 번째 파업이다.

심석태 위원장은 “비상총회에 나서면서 우리의 결의와 투쟁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출발로 삼고 싶다”며 “회사가 지난주 열린 주주총회에서 조합원의 인건비 등을 낮춰 극복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그 전에 단 한 차례도 사원의 의견을 묻지 않았다. 경영투명성을 약속하며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감사위원에 선임한다던 약속도 파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SBS의 일부 사람들 중에서는 이번 한나라당의 법안이 ‘SBS 특혜법’이라는 소문을 퍼뜨리는 자가 있다”며 “이번 법안이 어떻게 SBS에 이로울 수 있는지 그 이유를 단 하나라도 대보라”고 비판했다.

심 위원장은 “지난 토요일 프레스센터 앞 집회에서 한 시민단체 대표가 KBS 노조가 왜 나서지 않느냐며 KBS 시청 거부 운동도 벌이겠다고 했다. 남의 일로 여겨지지 않는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SBS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SBS가 지상파의 중심이 되는 날을 위해 힘 있게 이번 싸움을 이끌어 나가자”고 주장했다.

SBS도 이날 파업특보 3호를 내고 한나라당의 미디어관련법을 비판한 뒤 “지상파방송에 대해서는 양보할 기미를 보이면서도 종편에 대해서는 전혀 미동도 않고 있다. 재벌의 지상파 진출을 막더라도 종편 진출을 막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SBS는 이날 오전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을 내고 “총회 형태를 갖추고 있더라도 정치적 집회로 변질되거나 일과시간 중 외부 집회에 참석하기 위한 방편으로 악용한다면 사실상의 제작거부로 법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