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의 언론관련법 개정은 종합편성채널로 귀결될 것이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방송통신정책연구원(KDI)의 ‘보도전문채널 및 종합편성채널 제도 연구’ 보고서 원본을 국회에서 공개하면서 한 말이다. 지상파 방송사와 맞먹는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도입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종편은 KBS와 MBC 등 지상파 방송사처럼 오락, 보도, 교양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종합 편성하는 채널이다. 스포츠, 애니메이션 등 특정 장르만 다루는 전문편성채널과 비교된다. 한나라당의 방송법 개정안에 따르면 대기업과 신문사가 종편을 소유할 수 있다.
종편도 2000년 통합방송법 제정 당시 개념이 등장했다. 이전까지 케이블TV 프로그램공급업자(PP)는 전문편성 방송만 할 수 있었다. ‘종합편성’ 개념이 생기면서 사실상 유료방송에도 종편이 가능한 길이 열렸다.
그러나 이후 7년 동안 종편은 허가가 되지 않았다. 막대한 초기투자 비용을 감당할 사업자가 없는 데다가 허가권을 가진 방송위원회도 별다른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기류는 달라졌다. 방통위는 종편 허용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안에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방송법이 개정되면 종편 도입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며 이미 방송계에는 몇 개 사업자가 허용되느냐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종편은 규제 면에서는 여러 가지로 특혜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료방송이기 때문에 심의 기준이 느슨하다. 국내 제작프로그램 의무 비율, 외주제작 비율에서 지상파보다 훨씬 유리하다. 24시간 방송이 가능하고 중간광고 등 지상파에 금지된 광고 형태도 가능하다.
국회 계류 중인 방송콘텐츠진흥법 역시 종편에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각종 방송 장비 시설을 비롯해 콘텐츠 제작 자금까지 방송콘텐츠지원기금에서 지원받기 때문이다.
종편의 지상파 방송 전환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2013년 디지털 지상파 방송이 시작되면 기존 1개의 주파수 대역에서 1개의 HD채널과 3~4개의 SD급 채널 등이 생기는데 이 채널을 종편에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종편 허용에 따른 정치적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회에서 공개된 KDI 보고서는 지상파 방송의 보도 기능을 견제하기 위해 종편을 도입한다는 정치적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 있기 때문이다. 공공미디어연구소 조준상 소장은 “종편을 도입하려면 이전에 의무재송신 문제, 비대칭 규제 정비 등을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한다”며 “이를 무시하고 추진하는 것부터가 특혜를 주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