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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조선·한국, 언론자유수호 결의

경향 등 전국 31개 언론사로 퍼져

김성후 기자  2009.02.25 15: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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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10월26일 당시 이원경 문공부 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정부가 학원데모 사태, 연탄부족 현상, 월남의 반정부 운동 등 국가와 직접 관계가 없는 문제까지 신문 제작에 간섭해 왔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이 장관의 이 발언은 이틀 전부터 봇물 터지듯 나오는 전국 언론사들의 자유언론 수호 결의에 항복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10월24일 동아일보에서 지펴진 자유언론의 불은 조선일보, 한국일보를 타고 전국의 모든 신문, 방송, 통신사로 번져 나갔다. 동아일보 기자 1백80여명은 이날 오전 9시15분 편집국에서 ‘자유언론실천선언’을 채택했다. 조선일보 기자 1백50여명은 밤 9시20분쯤 “자유언론을 수호하기 위해 어떠한 부당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이를 배제한다”는 ‘언론자유회복을 위한 선언문’을 채택했다. 또 밤 10시께 한국일보 기자 1백여명은 ‘민주언론수호를 위한 결의문’과 4개항의 행동지침을 발표했다. 

동아일보는 24일자(25일 새벽 1시 제작) 1면, 한국일보는 25일자 신문 1면에 선언문 전문과 기자총회 관련기사를 내보냈다. 자유언론을 실천하겠다는 기자들의 결의를 온 국민 앞에 공표한 것이다. 두 신문의 공개 선언은 긴급조치 1~4호의 서슬에 눌려 언론의 책무를 포기한 데 대한 양심고백이자 몇 차례 선언에 그치고 만 언론자유수호를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연이어 경향신문, 서울신문, 신아일보, 중앙 매스컴, 동양통신, 합동통신, 산업통신, 시사통신, KBS, MBC, 국제신보, 부산일보, 경기신문, 강원일보, 충청일보, 충남일보, 전북일보, 전남매일, 전남일보, 대구매일신문, 영남일보, 경남일보, 전주 MBC, 대구 MBC, 춘천 MBC, 내외경제신문, 경남매일 등 전국 31개 신문 방송 통신사 기자들이 일제히 자유언론의 깃발을 들고 일어섰다.

그러나 기자들의 언론자유 수호 외침은 다음해 3월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기자들의 대량 해고로 돌아왔다. 1975년 3월6일 조선일보는 자유언론수호운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32명의 기자를 대량 해고했고, 동아일보는 같은 해 3월 8일과 10일에 걸쳐 기자 20명을 해고했다. 거리에 내몰린 기자들은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투)’,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조투)’로 결성했고 동투와 조투는 3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언론자유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