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성취도 평가 공정성·신뢰성 문제…개선방안은?
학교간 교차시험·채점 등 모든 과정 개선 필요 공감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 교육과정 파행 불보듯
다른 학생에게도 기회 부여, 문제점 구체적으로 진단
한국기자협회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초청 토론회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안 장관을 비롯해 교과부 출입 대표 기자 6명이 패널로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현장 기자들은 날카로운 질문 공세를 폈다. ‘사립대학 신입생 정보 공개’ ‘대학입학사정관제 지원 차별화’ 등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안 장관은 이날 “우리 교육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인한 사교육’과 ‘경쟁력을 잃어버린 학교교육’”이라며 △교원평가제 △학업성취도 평가와 기초학력 미달학생 해소 △대입자율화와 입학사정관제 △전원학교 육성사업 △학교육성 선도군 사업 △교과교실제 △교육 뉴딜 사업 등에 대해 발제했다.김경호 한국기자협회장(사회)=가난한 학생이 공부를 할 수 있고 열악한 학교시설도 보완하고 나아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안병만 장관이 기조발제해 주셨다. 크게 3가지 부분에서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 학업 성취도 논란, 대학입시제도, 자율화와 다양화 등을 주제로 토론을 하겠다.
학업성취도 평가 조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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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원중 KBS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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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중 KBS 기자=이번 학업성취도 평가는 기존 표집방식 시험을 전수평가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학생들 의식조사 같은 것이 병행되지 않아, 조사 결과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곤란하다. 교육의 잣대로 연구·평가·해석하기보다는 정치이념적인 잣대가 의미부여를 하는 데 개입되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든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전수평가는 전체를 알아보고 그 속에서 문제점을 발견, 진단 및 처방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추진한 것이다. 데이터에 따른 분석이지 이념과는 무관하다. 미달 학생들을 발견하고 처방을 내려야 했는데, 이번 조사에서 그런 학생들이 방치되어 왔다는 것을 새로 알게 됐다. 또 선생님들의 관여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결론도 얻었다.
김진각 한국일보 차장=공정성·신뢰성 문제, 평가방식 문제도 있다. 전북 임실문제도 예상했던 문제였다. 유사한 사례가 또 있을 가능성이 높다. 평가·채점 방식(집계 오류, 지도교사의 직접 평가)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말해 달라.
안 장관=이번 평가는 자율성에 입각해 학교단위로 시험을 치렀는데 결과적으로 부작용이 드러났다. 시험감독, 채점, 발표 등 과정을 개선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 간 교차 시험, 교차 채점 하면 신뢰도가 올라가지 않을까. 좀 더 연구해서 발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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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홍준 중앙일보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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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준 중앙일보 차장=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이 시험을 보는데 정작 초6, 중3은 시험을 보자마자 졸업해서 사실상 보정할 시간이 없다. 시험시기, 대상을 재조정할 생각은 없는지. 또 임실 문제에 대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말해달라.
안 장관=보정시간이 없다는 말에 동감한다. 적정시기에 대해 전문가와 협의 결정하겠다. 위반한 학교 담당자에게는 시·도 교육청이 철저히 규명해서 재발하지 않도록 합당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
이종규 한겨레신문 차장=이번 기회에 전국적으로 성적집계가 제대로 됐는지, 임실 같은 사례가 없는지 정확한 실태조사를 할 의향은 없나.
안 장관=정보가 있는 학교에 대해서는 모두 실사를 해서 다음 시험에 시금석이 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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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웅 한국경제신문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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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웅 한국경제신문 차장=운동하는 아이들은 시험에서 제외했다는 교육청도 있다고 한다. 서울교육청에서 교장선생님들을 모아놓고 백지답안이나, 같은 보기 쓴 답안, 평소보다 성적이 나쁜 학생, 심지어 다문화 가정 아이의 성적을 빼라는 식으로 했다는 말도 있었다.
안 장관=그 일에 대해 들은 바 없어, 답변을 드리지 못하겠다. 운동하는 학생들을 뺐다라든지 서울교육청이 빼도록 지시했다라든지…. 그래서 빠졌나? 성적이?
정태웅 기자=일선 기자들은 그렇게 얘기하는데, 서울교육청은 아니라고 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관람석에서) 빠지지 않았다.
안 장관=이게 빠지면 서울교육청 모든 분의 책임이 될 것이다. 이런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빠지는 사례가 나오면 안되기 때문에 중요한 항목으로 둬서 철저히 관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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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진 CBS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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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진 CBS 차장=역시 제일 관심사가 임실 문제다. 전체 교육청에 대한 실사는 힘들다고 하셨는데, 일부만 추려서 실사를 할 경우에는 또 다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모든 교육청에 대한 실사를 할 계획이 있는지 말씀해 달라.
안 장관=필요하다면 하겠다. 문제 있는데 안하면 이상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기초 미달학생 밀집학교에 대한 것이다. 밀집학교가 어디냐, 어떻게 지원하느냐다. 그걸 찾는 데 도움이 되면 하겠다. 정보가 들어올 텐데, 정보에 따라 조사가 필요하다면 하겠다.
이명박 정부가 표방한 대입자율화 김진각 기자=2012년 사회적 합의를 거쳐서 대학 완전자율화 여부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사회적 합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하다.
안 장관=이명박 정부 후반기에 가면 대학이 성숙해져 자율화를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내놓은 것이다. 대학이 미성숙해서 대학에 맡겼다간 큰일 난다는 여론이 많으면 못하는 것이다. 다만 대교협과도 협의를 할 것이다. 대교협의 권한을 뺏거나 일방적인 일은 없을 것이다.
강홍준 기자=교과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는 말씀 같은데, 대학의 성숙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겠다. 고려대의 경우 지난해 수시전형 1단계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도되는데, 고려대 전형에 대해 성숙하다고 보나. 연세대 2012년도부터 수시모집에서 대학별고사로 뽑는다고 했는데, 두 학교가 성숙하다고 보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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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규 한겨레신문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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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장관=교과부는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맡고 있지 않다. 대교협에서 맡아 철저하게 조사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대에 대해 말하기는 힘들다. 연세대 2012년도 전형에 대학별고사 보겠다고 했는데 저의 성숙도 잣대에서 보면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이건 개인 견해고 이것 역시 대교협과 연세대가 논의할 부분이다.
유원중 기자=계속 대학의 자율적인 책무성을 강조했다. 입학사정관제가 그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것 같은데. 입학사정관제란 공교육에 기여하는 입시를 하라고 국가예산을 주는 것이다. 이런 예산이야말로 차등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한 대학정보공시제를 사립대들은 안하고 있다. 미국 유명 사립대에서는 유색인종 수, 빈부 격차 등을 공개한다. 사립대가 정보공시를 하도록 할 생각은 없나.
안 장관=입학사정관제가 입시의 선진화, 대학의 성숙을 측정하는 좋은 제도라고 확신한다. 입학사정관제 확립을 위해 지적대로 참여도, 시행도, 노력 여부 등을 따져 지원해야 한다. 당연히 선별해서 지원하겠다. 대교협과 협의해서 재정적 지원을 하겠다. 대학정보 공시제는 신입생들의 고교별, 사회경제적 배경별 데이터를 사립대도 소상하게 공시했으면 좋겠다. 어느 정도 공시했는지 확인하고 문제제기를 하겠다. (과거에도 빠졌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넣도록 정책방향을 정해보겠다.
21세기 미래 교육정책이종규 기자=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에 대해 묻겠다. 고등학교 단계에서 성적순 입시제도가 된다면 초등학교까지 교육과정이 파행으로 치달을 것이 자명하다. 그런데 지금 정부 추진 자사고는 선발제다. 기존 외국어고 같은 경우도 집필고사는 금지했지만 구술면접으로 문제풀이식 시험을 치러오지 않았나. 자사고가 생겨 성적순으로 뽑는 학교 많아진다면 초등학교 교육도 훼손될 가능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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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각 한국일보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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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장관=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의 핵심은 수준을 넘는 학생들을 담는 그릇이 다양화되어야겠다는 것에서 출발했다. 기숙형 공립고, 자율형사립고 등이 거기서 나온 개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들어가는 학생들이 이미 재능을 인정 받아서 대입 등에서 특권을 받는 것은 안된다는 데 동의한다. 기회의 가능성은 다른 학생들에게도 열어줘야 한다. 제도의 문제점은 구체적으로 진단해서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유원중 기자=교과교실제를 주목한다. 하지만 선진국 교과교실제의 진짜 이유는 학생한테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교과교실제에는 교육과정의 자율성이 필수적이다. 교육과정의 개편까지도 염두에 두고 교과교실제를 말하는 것인가.
안 장관=교육과정 개편도 결국은 불가피하게 제도화될 때 같이 논의되고 확정되어야 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한다. 교과교실제를 제대로 하면 일종의 혁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담임선생님이 있고 선생님이 와서 수준과는 상관없이 강의를 한다. 이런 것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대대적으로 실시해서 학교 전체가 교과교실제로 가도록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김경호 회장=패널 질문에서는 안 나왔는데 교육뉴딜사업에 대해 말해달라.
안 장관=교육뉴딜사업의 목적은 단기적인 효과를 보고 하기는 힘들다. 다만 교육부문에 투자를 해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기회에 교실 신축·개축·증축, 시설 확보 등등 이런 데 투자하는 것은 길바닥에 보도블록을 까는 것보다는 훨씬 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본다. 전원학교 개념도 도입하려고 한다. 농촌도 살리고 교육도 살리는 차원에서 필요하다. 크게 내거는 미래 프로젝트다. 당장 추진할 계획이다.
강흥준 기자=교원평가와 전 정권에서 추진했던 교원능력개발이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새로운 주안점은 무엇인지, 인사와 연계되는 것인지.
안 장관=평가주체, 평가항목이 전 정권이 추진한 것과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평가의 효과다. 제도적으로 효과를 거두려면 교사들의 승진과도 연결이 돼 특히 우수한 교사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승진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대학에서도 교수평가가 인사로 연결되고 있다. 대학 이하의 초·중·고에서도 교원 개인의 성취와 연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김진각 기자=이 정부 들어 블랙홀이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다. 사분위 문제가 정리가 안된 상황이다. 이른바 좌파 성향 위원들은 여전히 버티고 있고 이 사람들 둔 채로 사분위를 끌고 갈 것인지 아니면 강제 해촉안을 찾아 정상화 토대를 만들 것인지 의견을 듣고 싶다.
안 장관=강제 해촉에는 반대하고 또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위촉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단언은 못하지만 조정위가 새롭게 합의과정을 거치면서 조정업무에 집중,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이해 당사자들을 조화롭게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주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사학분쟁조정위는 법률기관이자 독립기관이다. 내가 이래라저래라할 문제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