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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사람" 조계창 선배...

제40회 한국기자상 공로상 / 연합뉴스 故 조계창 기자

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2009.02.23 16: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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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故 조계창 기자  
 
[조사]연합뉴스 국제부 함보현 기자

선배, 영원히 떠나버리셨다는 비보를 접한 지 어느덧 두 달이 지났습니다. 멀리 북녘에서 홀로 눈감으셨을 생각에 애통함이 앞서더니 이제는 차분히 선배를 추억합니다. 

당신이 계시던 자리에는 아직도 아쉬움과 슬픔이 맴돌지만 동시에 마지막 한걸음까지 뜨겁게 타올랐던 꿈과 열정이 깊은 울림으로 퍼져 나옵니다.

선배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다가온 기자, 아니 기자이기 전에 기쁨과 슬픔을 함께해준 “잊지 못할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남에서 북으로, 중국 동북 3성까지 자신의 꿈을 실로 넓고 활달하게 펼치면서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웃을 잊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했기에 당신의 기사에는 기자정신에서 나오는 날카로움과 함께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갈수록 서먹해지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선배의 떠난 자리가 더욱 아쉽습니다. 하지만 오늘 다시 선배를 떠올리는 것은 단지 아쉬움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고 다잡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걸음이 어떤 꿈을 향하는지, 그 꿈을 향해 얼마나 뜨겁게 살고 있는지, 또 얼마나 따뜻하게 손을 내밀고 있는지……. 당신은 우리의 마음에 맑은 거울 하나를 걸어주었습니다.

당신은 홀연 떠났지만 9년 동안 기자로서 쉬임없이 걸었던 길은 결코 끊어지거나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그 길은 동료 언론인과 앞으로 언론인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이어 나갈 것입니다. 온갖 나무와 풀이 매서운 겨울바람 속에서도 치열하게 봄날의 영광을 준비하듯이 당신의 떠남은 이미 또 다른 뜻을 잉태하고 있습니다.

선배! 어느 곳에서든 너무나 사랑하는 가족, 선배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을 바라보고 있겠지요? 오늘도 팽팽하게 맞선 남과 북, 북방 동포의 삶까지 조용히 지켜보고 있겠지요? 그리고 우리는 당신이 37년의 생을 통해 심어 두었던 뜻이 언젠가 이 땅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리라 믿습니다. 그 뜻이 당신을 잊지 않는 우리와 함께 더 넓고 크게 번져나가길 바랍니다. 이 상(賞)도 선배의 길을 이어가자는 내일을 향한 되새김이자 고마움의 표현이겠지요. 이렇게 깊은 울림으로 남는 선배의 열정적인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주신 한국기자협회에 감사드립니다. (연합뉴스 국제뉴스부 함보현 기자)


▲조계창 특파원 공적 요약
고(故) 조계창 차장은 1998년 12월 연합뉴스에 입사, 전주취재팀과 사회부, 민족뉴스부를 거쳐 2006년 6월 한국 언론사 최초 중국 선양 특파원으로 부임했다. 선양특파원으로 동북 3성을 담당하면서 한국전쟁 당시 중국 영해에서 첩보활동을 벌이다 생포된 한국인 '켈로부대원'이 중국에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단독으로 타전했다.  백두산 호텔 철거에 따른 교민 피해 등의 문제를 끈질기게 추적 보도하는 등 동포사회의 소식을 정확하게 취재하고 객관적으로 보도해 동포사회의 신망을 얻었다. 고인은 2008년 11월27일부터 지린(吉林)성 일대를 순회하며 한반도 전문가들을 만나고 옌지(延吉)에서 김병민 연변대 총장을 인터뷰한 뒤 12월2일 택시를 이용 투먼(圖們) 취재에 나섰다 교통사고로 순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