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차용규 사장 선임 이후 안팎의 비판 여론에 여권은 물론 이사회도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여 앞으로 사태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낙하산 사장 논란’에 가장 먼저 펄쩍 뛴 곳은 청와대다. 청와대는 차 사장이 선임된 뒷날인 13일 보도 자료를 내고 “이명박 정부의 어떤 누구도 OBS 사장 선출에 개입하거나 이와 관련해 OBS 관계자를 접촉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낙하산 논란’에 이처럼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은 YTN⋅KBS 사태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신재민 제2차관의 발언도 주목된다. 그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차 사장이 대선 때 대통령 후보의 방송특보를 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면서 “선거 막바지 무렵에 특보활동을 했다고는 하나 정부쪽에서 사장 선임과정에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청와대와 정부 인사들이 이처럼 재빨리 대응한 것은 미디어관련법 등 2월 국회 국면을 앞두고 부담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차 사장이 청와대와 여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실세가 아니라는 점도 적극 대응에 무게가 실렸던 이유다.
이명박 캠프에 관여했던 한 여권 인사는 “양휘부 특보(현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가 단장을 했으니 안면은 있겠지만 여권 내 네트워크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청와대나 여당도 압력을 넣었다고 오해받을 상황인데 난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OBS 이사회는 청와대와 정부의 이같은 반응에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 OBS 사장 추천위원회는 11일 심사를 통해 6명의 공모자 중 차 사장을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사내⋅외 이사 3명과 외부인사 2명으로 구성된 사추위는 경영계획서 등을 살펴본 결과 차 사장이 경영 능력에 있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돼 지목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OBS의 경영난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역외재송신’과 ‘광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해결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차용규 사장도 16일 기자들을 만나 “특보 출신인 것이 가산점이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권은 비롯한 정치권 안팎에서는 차 사장이 OBS의 난관 극복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더구나 차 사장이 UBC(울산방송) 재직 시절에 부하직원의 27억원 횡령 건으로 사실상 퇴사에 이르렀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조로부터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사회로서는 청와대의 반응과 맞물려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이는 실제로 이사회의 미세한 온도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사회 의장인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은 16일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에게 “(차 사장에게) 결정적 문제가 있다면 생각해 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사회에 참여하는 한 인사도 “차 사장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자세히 몰랐다”며 “노조와 외부의 동력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외부의 반응은 단호하다. 이명박 캠프의 방송특보를 지냈다는 것만으로도 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데다가 인물 검증시스템도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경기지역새방송창사준비위원회 임순혜 집행위원은 “사추위가 이력서 등만 검토하는 등 검증절차가 부실했다”면서 “코바코 양휘부 사장 관련설 등을 부인하고 있지만 MB특보 출신이라는 것만으로도 OBS는 정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 g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