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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획리포트-앵무새의 경고

제40회 한국기자상 지역기획보도부문 / 김용완 전북CBS 기자

전북CBS 김용완 기자  2009.02.18 16: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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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완 전북CBS 기자  
 
지난해 봄 불청객 AI(조류인플루엔자)의 급습에 서울과 부산까지 잇따라 뚫리면서 엄청난 홍역을 치렀는데 어느새 1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갔다. 국내 가금류 농가에 천문학적인 피해를 안겨준 잔인했던 봄, 계절이 한 바퀴 돌아 다시 봄이 찾아오고 있다.

국내에서 3번째 AI가 발생하는 등 조류인플루엔자가 연례행사가 되면서 국내 방역체계도 많이 개선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AI가 겨울철 전염병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봄에 발생했고 기온 상승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바람에 방역당국이 혼이 났다.

값비싼 대가를 치른 덕(?)에 AI 방역체계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연중 방역체계 전환과 오리사육 농가에 대한 감시활동 강화, 그리고 조류 사육시설의 점검대상 포함 등이 그 예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사이 빗장이 하나 풀리면서 AI 전염의 위험성은 한층 높아졌다. 야생동식물보호법 규정을 내세워 그동안 앵무새 수입을 전면 금지했던 환경부가 지난해 11월 인공증식을 전제로 이를 허용했다.

앵무새 반입이 위험한 것은 앵무새 서식지가 대부분 AI 발생국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기 때문이다. 야생이 아닌 인공 증식된 앵무새만 수입이 허용되고 AI발생국으로부터 수입이 금지된다는 규정이 있다고 해서 AI 전염이 원천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AI 발생국인 인도네시아산 앵무새들이 필리핀으로 대거 밀수되고 이곳에서 인공 증식된 필리핀산 앵무새로 국적이 세탁돼 다른 나라로 팔려나간다는 사실이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앵무새 수입 또는 밀수를 경고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앵무새가 AI 전염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2004년 영국에서 검역을 받던 수리남산 앵무새에서 H5N1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인된 것이 이를 대변한다.

이듬해 벨기에 브뤼셀 공항으로 밀반입하던 태국산 새끼 독수리 2마리에서도 H5N1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인됐다. 애완조류 가운데 가장 선호되는 앵무새 수입이 국내에서도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검역당국의 책임이 더욱 무거워졌다.

가금류에 대한 감시뿐 아니라 애완조류에 대한 감시도 소홀히 할 수 없게 됐다. 소득 수준과 앵무새, 애완조류 사육은 비례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그래서인지 국내 앵무새 사육이 늘고 있다. AI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다.

뜻밖의 한국기자상 수상 소식에 기쁨도 크고 어깨도 무겁다. 태국 현지 취재의 난관을 뚫고 앵무새 밀수 고리를 확인한 이균형 기자, 그리고 데스크의 지원과 해외 취재에 대한 회사의 배려가 없었다면 이 작품이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울러 취재에 도움을 준 태국 검역당국과 인도네시아 환경단체 프로파우나 인도네시아(ProFauna Indonesia), 그리고 편집과 더빙에 힘을 보탠 후배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끝으로 훌륭한 다른 작품이 많음에도 좋은 평가를 해주신 심사위원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