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합니다.” KBS의 보도가 공정성과 신뢰성에서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는 요즘 일선에서 뛰고 있는 젊은 기자들은 복잡한 심경이다.
KBS 보도본부가 사내 게시판을 실명제로 강제 전환한 뒤 개설된 KBS 기자협회 블로그에는 얼마 전 한 촬영기자의 글이 올라왔다. 용산 참사 취재 도중 시민들로부터 격앙된 반응을 받은 기자의 체험담이었다. 이 기자는 “국민의 방송은 무슨? 정권의 방송! 꺼져라”라는 시민들의 질타를 지난해 촛불정국 때 시민들이 보내준 KBS에 대한 격려와 비교하며 “일 년도 채 지나지 않아서 꽃 대신 날아오는 싸늘한 시선과 주먹이 주는 온도 차이를 극복하기 쉽지 않은 요즘이다”라고 고백했다.
시민단체나 학계의 KBS 보도 비판에 대해서도 일선 기자들은 “모두 맞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젊은 기자들은 대체로 공감한다. 우리가 봐도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다. 또 다른 기자는 “요즘은 힘도 빠지고, 신명 없이 하루를 때우는 동료들이 많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아이템이나 보도 방향을 놓고 데스크와 일일이 맞서기란 어렵다는 게 일선 기자들의 고민이다. 현장에서 취재하는 기자들은 그날 9시뉴스가 전체적으로 어떤 프레임으로 제작되는지 알기 어렵다는 것. 뉴스가 나가고 나서야 “이건 문제다”라고 확인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말이다. 특히 연조가 낮은 사회팀의 현장 취재 기자들은 상부의 지시를 ‘필터링’할 만한 경험과 시간적 여유도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한 기자는 “이럴 때 선배들이 나서줬으면 하지만 선배들만 탓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KBS 기자협회가 방송모니터단과 보도위원회를 통해 문제제기를 하지만 이 역시 사후 지적에 그치고 있다.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가 어렵다. 그러니 일선 기자들은 불만만 쌓여간다는 것이다.
이는 조직개편에도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젊은 기자는 “보도국 수뇌부 몇 명 바뀐 게 이렇게 크게 작용할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일선 기자들은 조직개편 후 처음 단행될 3월 보도본부 인사 역시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 1월의 파면 징계 반대 제작 거부 이후 보도본부 기자들의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 기자는 “젊은 기자 대부분은 언제든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방송법 국면 등이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