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회장 김경호)는 13일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방송특보를 지낸 차용규씨가 OBS경인TV 사장에 선임된 것과 관련해 성명을 내어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던 인물이 OBS의 수장이 된다면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기자협회는 “청와대는 ‘우리와 관계없는 일’이라고 발뺌만할 것이 아니라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현 정부의 방송 장악 기도가 더욱 노골화된 것이라고 의심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또 “옛 방송위원회는 2006년 4월 OBS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하면서 공정성 이행각서를 받았다”면서 “방송위 후신인 방송통신위원회는 OBS가 정치 편향적 인물을 사장에 선임, 공정성 이행각서를 이행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에 사장 선임 철회를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협회는 “OBS 노동조합과 OBS 기자협회의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더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차씨는 사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지역민방에까지 낙하산 사장을 투하하는가
차용규 OBS 사장은 자진사퇴하라
OBS경인TV가 2월 12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의 방송특보를 지낸 차용규 씨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YTN, KOBACO, 아리랑TV, 스카이라이프 등으로 이어진 대선 특보의 낙하산 릴레이가 지역민방에까지 이어진 것이다.
OBS는 인천·경기 지역의 여론 형성과 문화 창달을 위해 설립된 유일한 지상파TV방송이다.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던 인물이 OBS의 수장이 된다면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이미 대선 특보가 선임된 언론기관에서는 이른바 코드 인사와 편향 방송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YTN의 기자 해직사태가 채 마무리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사장 선임을 감행한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 청와대는 “우리와 관계없는 일”이라고 발뺌만 할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현 정부의 방송 장악 기도가 더욱 노골화된 것이라고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OBS는 2004년 말 iTV의 재허가거부 이후 iTV 노동조합(희망조합)이 3년간 풍찬노숙을 해가며 인천․경기 지역의 시민단체와 힘을 모아 설립한 방송사이다. 옛 방송위원회는 2006년 4월 OBS(당시 경인TV)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하면서 이례적으로 공정성 이행각서를 받았다.
노조와 시민단체의 힘으로 세워진 방송사가, 사업자 선정 당시 공정성 이행각서까지 제출한 방송사가 어떻게 정치 편향적 인물을 사장으로 선임할 수 있다는 말인가. 방송위의 후신인 방송통신위원회는 OBS가 공정성 이행각서를 사실상 이행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에 사장 선임 철회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
OBS 노조와 시민단체 등의 주장에 따르면 차용규 씨는 한창그룹(부산방송 설립 당시 지배주주) 경리부장 출신으로 방송 현업 경험도 없으며, 울산방송 사장 재직시 발생한 27억 원 횡령사건에 책임을 지고 중도 하차한 이력을 지니고 있어 전문성과 도덕성 면에서 흠결이 있는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우리는 OBS 노동조합과 OBS 기자협회의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 더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차용규 씨는 사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기를 바란다.
2009.2.13
한국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