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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KBS 드라마 ‘미워도 다시한번’ 제작발표회에서 출입 통제 조처에 항의해 집단 퇴장한 KBS 출입기자들이 행사장 앞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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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안팎의 여론을 무시하며 ‘나 홀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출입기자들의 신관 본관 출입을 제한하면서 ‘취재통제’라는 비난을 받더니 보도본부 기자들의 사내 게시판을 실명제로 강제 전환했다. 노조와의 합의사항도 어기는 등 ‘일방통행’이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KBS-출입기자 한랭전선지난달 19일 출입기자들에게 “신관·본관 출입시 홍보실을 반드시 경유하고 이를 어길 경우 취재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문자메시지로 일방 통보한 사건 이후 KBS와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는 ‘한랭전선’이 유지되고 있다. 급기야 KBS 출입기자들은 두 차례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지난달 30일 KBS의 새 드라마 ‘미워도 다시한번’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집단 퇴장·불참하는 등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KBS는 홍보팀을 통해 출입기자들과 두 차례 면담을 가졌으나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KBS는 신관 본관 출입 제한은 회사의 방침으로 결정된 것이라 철회할 수 없으며, 그 틀 내에서 최대한 취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출입기자들의 반발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한 출입기자는 “부당한 출입 제한 조처 자체를 철회하지 않는 한 후일을 기약할 수 없는 몇 가지 ‘당근’을 내놔봤자 무의미하다”며 “일은 일방적으로 저질러 놓고 이제 와서 협조해달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궁색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게시판 ‘강제 실명제’ 비판 폭주이어 KBS 김종율 보도본부장은 지난 6일 사내 보도정보게시판 내 기자협회 게시판의 실명제 전환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익명 게시판이 사내 반목과 질시를 부추기고 있다”는 게 전환의 이유다. 아울러 보도본부 내 여론을 가늠할 수 있었던 게시물 찬반기능도 삭제했다. 그러나 이 게시판은 KBS 기자협회의 요구로 개설됐으며, 기자협회장이 관리자를 맡고 있는 자율적 공간이라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사내 언로를 봉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KBS 기자협회는 즉각 성명을 내고 “KBS 기자들의 지성을 믿지 못하는, 후배 기자들에 대한 배신행위이며 비판 한마디, 쓴소리 한마디에도 참을 수 없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의 다른 표현”이라며 “자유로운 비판정신이 살아있고, 우리 뉴스는 물론 정부의 실책까지 날카롭게 비판하는 기자들의 소통공간을 회사가 정책적으로 죽이기에 나섰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회원들이 앞으로 민필규 회장의 아이디로 접속해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실명제 전환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외부에도 공개되는 독자적인 블로그를 만들어 사내외 비판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후 게시판에는 이번 조처를 비판하는 ‘민필규’ 이름의 게시물들이 폭주하고 있다.
노조 협의 없이 아웃소싱안 유포노조와 합의사항도 일방적으로 위반해 반발을 사고 있다. 노조는 지난 4일 노사 공동대책위원회 1차 회의에서 노사 합의도 거치지 않은 채 시설 및 시청자 관리 부문의 아웃소싱안이 유포되고 조직 개편 뒤 책정된 부서활동 경비를 일방적으로 조정한 데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KBS 내에서는 사측의 이런 일방통행이 지난 제작거부 이후 이병순 사장이 사내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출입기자 취재 제한과 게시판 실명화도 사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파다한 상황이다.
보도본부의 한 기자는 “각종 현안에 계속해서 강수를 두고 있는 정권의 행보와 다를 바 없다고 본다”며 “구성원들의 공분을 사는 이런 행위가 계속된다면 이병순 사장이 ‘관제 사장’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