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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신문엔 철거민 애도가 없다

경찰 과잉진압 언급 않고 철거민 책임만 보도

민왕기 기자  2009.02.04 14: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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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연 덧씌우기 등 정략보도” 지적도

용산 철거민 참사를 보도한 동아 조선 중앙 등 보수신문들은 경찰의 ‘과잉진압’과 철거민의 죽음을 사건의 키워드로 보고 있을까.

지난 2일 민언련 주최 ‘용산 참사 언론보도 분석’ 토론회에 참가한 정미정 언론학 박사(배재대 교수)에 따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조선 동아 중앙이 보도한 기사의 주제는 ‘폭력시위’ ‘원정시위’ ‘배후조종’ ‘전철연 수사’ ‘여당과 정부 비판’ ‘경찰에 욕설하는 시위대’ 등이었다. 경찰의 과잉진압과 철거민에 대한 애도의 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지적이다.

이런 결과는 사설에서도 나타났다. 조선은 사건 당일인 21일 사설 ‘철거민 진압작전의 가슴 아픈 결말’에서 “경찰이 진입에 앞서 인화물질 시너가 곳곳에 널려 있는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는지도 의심스럽다”면서도 “경찰은 그간 이런 사태를 맞으면 농성자들을 설득하고 사업 주체와의 협상도 중재하는 노력을 보여왔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차기 경찰청장 내정자인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이번 진압 작전을 승인했다고 한다. 경찰은 불법 폭력시위에 대해선 법과 원칙에 따라 법 질서를 세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사설도 ‘용산참사 배후세력 전철연에 단호히 대응해야’ 등으로 사건의 초점을 이데올로기 싸움으로 변질시켰다는 지적이다.

동아 역시 사건 당일인 21일 사설 ‘용산 참사, 책임소재 가리되 정쟁화는 안된다’에서 “경찰은 철거민들이 화공약품을 뿌려 독한 냄새가 인근에 퍼지고…주민의 민원이 빗발치자 진압작전에 나섰다. 그러나 경찰의 미숙한 작전에도 잘못이 있다”고 논평했다.

또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인화물질 반입 주동자와 불을 붙인 방화범을 잡아야 한다”며 “이 사고를 구실로 사회갈등을 부추기거나 제2의 촛불로 확산시키려는 세력이 있다면 의도가 불순하다”고 썼다.

최근 이들 보수신문은 ‘촛불 본능, 민주 또 거리로’ ‘반미 삼합체제를 경계한다’ ‘용산 참사를 거리시위 빌미로 삼지 말라’ ‘민주당의 운동권식 거리투쟁, 세계 앞에 부끄럽다’ 등의 논조로 제2의 촛불을 염려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보수신문들이 경찰의 과잉진압 등을 의도적으로 축소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철거민의 죽음에 대한 위로와 재개발 문제 등에 대한 비판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언련 토론회에 참석한 권영국 변호사는 “국가의 의무는 국민의 생명과 생존, 재산을 지키는 것”이라며 “보수신문에도 역시 생명의 존귀함보다 전철연 덧씌우기 등 정략적 보도가 판을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